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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 박 4 ]
그 날 따라 비행 스케줄이 없는지라 쉬고 있던 상미까지 합세한 저녁 식탁은 그야 말로 여자들의
소음으로 시끌 벅적했다. 박사장은 그런 여자들의 수다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는지 잔잔한 미소를 보이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건 모두 동성과 상아 덕분이었다.
여지껏 보이던 상아와 전임 가정교사 사이의 불화는 동성에게서는 찾아볼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동성을 대하는 상아의 태도는 전과는 완전히 달라져있었던 것이었다.
은근 슬쩍 상아와 동성의 동태를 한번씩 훔쳐보는 박사장인지라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그런데로
동성의 지도에 따르는 상아를 확인하고 있는 박사장이었다. 아직은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는 생각이었다. 박사장은 당장은 상아가 마음을 잡고 공부에
열중한다는 그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동성에게 마음 속 깊이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 흠!... 저녀석이 저렇게 마음을 잡았으니... 잘하면 삼류대학이라도 들어갈수 있을것도 같은데
이게 다 저 동성이 때문이야... 생각보다 저 놈들 둘 사이에 궁합이 잘 맞는것 같단 말이야...
저 말괄량이가 저 정도로 얌전하게 공부를 한다는게 어디야?... 이게 모두 동성이 저 애때문이야...
그건 그렇고 상아, 저녀석 오늘은 왜 저렇게 얌전하지?... 평소같으면 혼자서 큰소리는 다 칠텐데?...
어디 몸이라도 아픈건가?... 그리고 동성이 저녀석은 또 왜 저러는거야?... )
박사장이 그렇게 흡족한 기분이 되어 상아와 동성을 흘낏 바라보다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가보더라도 상아와 동성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처음 두 사람이 대면했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이라도 하는듯 두 사람은 고개도 들지않고 부지런히 음식만 입으로
퍼나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두사람의 이상한 행동은 수다를 떨고 있던 다른 식구들에게도
금방 감지되었다. 그렇게되자 두사람을 다른 식구들은 이상하다는 듯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주시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이유에 대해 환히 알고 있는 상희는 제외지만...
( 킥킥킥... 상아! 요년 죽을 지경일거야... 앞으로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할걸?...
이 기회에 확실하게 언니 대접을 받아야지... 그 동안 저년에게 당한거 얼마야...
지금 한번 속을 긁어봐?... 다른 식구들이 깜짝 놀라게... 진짜 재미있겠는데... )
( 진짜 걱정스럽네... 상희 조년이 무슨 요구를 하려나?... 저 여우가 시간을 두고 생각한다면...
절대 평범한 요구는 아닐텐데... 어휴! 어쩌다가 저년에게 들켜서는 그것도 두번씩이나...
저년은 언니가 아니라 원수야 원수... 그런데 왜 이런 일을 당하게 만든 동성이는 하나도 밉지가
않는거지?...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은 무슨 심사야... 아까 그 키스는... 아!... )
( 이거야 완전히 지뢰를 밟고 서있는것 같잖아?... 미치겠네... 도대체 언제 터질지 모르니...
빨리 무슨 요구라도 해야 대책을 세우던지 하지... 그런데 왜!... 하필이면 쟤 한테 두번이나
걸리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전생에 무슨 원수라도 졌던건가?...
그건 그렇고 상아 쟤 입술 진짜 죽이던데.. 어떻게 저나 나나 밥먹고 할짓 다하는데 그런 향기며
부드러운 몸이며... 휴! 생각만 해도 몸살이 날려고 하네... 이제 쟤하고 나는 애인이 된건가?
저 정도의 얼굴과 몸매라면... 흐흐흐... 나중에 다시 키스를 해야지... )
세 사람은 저마다 생각에 잠겨 있었다. 울화통이 터지며 한편으로 걱정이 온몸을 감싸는 동성과 상아,
두 사람인지라 앞으로 닥칠일에 대해 걱정이 앞서기는 했으나 다음 순간 아까 돌아오는 길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황홀한 기분에 잠기는 두 사람이었다. 그런 생각에 슬며시 얼굴을 붉히며
다른 식구 몰래 서로를 훔쳐보는 동성과 상아였다. 그러다 눈길이 마주치면 더욱 얼굴을 붉히며
허겁지겁 밥을 떠넣은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식구들 몰래 행동한다고 했지만 그들의 그런 행동은
식구들 특히 상희의 눈에 고스란히 걸려들고 있었다.
( 어쭈!... 요것들 봐라... 흠!... 보아하니까 분명히 무슨 썸싱이 있는 눈친데... 아니면 저런
얼토당토 않는 모습을 보일 상아년이 아니지... 저년 주제에 얼굴을 붉히다니?...
쟤가 얼굴을 붉히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여자 턱에 수염이 나기를 기다리는 편이 훨씬 가능성이 많을
거야... 하여간 그 일이 뭔지는 나중에 알아내서 다시 협박을 하면 될거고...
일단 오늘은 식구들을 놀래켜주는 것이 급선무겠지?... 킥킥킥... )
" 얘!... 상아야!... "
" ............. "
상희는 상아와 동성의 기이한 태도에 또 한 건을 올릴수 있겠다는 흐뭇한 생각에 잠기며 두 사람을
바라보다 속으로 득의의 웃음을 지었다. 이어 자신이 당한 십수년의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감격에 겨워 거의 눈물마저 흘러내리려는 것을 간신히 참는 상희였다.
이어 식구들에게 이제야 말로 자신이 상아의 언니라는 것을 보여줄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상희의 머리 속에는 식구들의 놀라는 모습이 절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런 감격적인 장면을 보여줄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진저리마져 치며 상희는 상아를 불렀다.
동성을 힐끔거리다 눈이 마주치면 괜시리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붉힌채 밥을 퍼
넣으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추스리던 상아는 별안간 들려온 상희의 음성에 의아한듯 고개를 들어
상희를 쳐다봤다. 상희는 그런 상아의 얼굴을 방글거리며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다.
상아는 별로 사이도 좋지않는 상희의 그런 모습에 별 시답지 않는 짓을 한다고 생각하고는, 피식
실소를 터트리며 다시 밥을 먹으려 고개를 숙이다 아차하는 생각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 상아의 눈에는 여전히 방글거리는 상희의 얼굴이 커다랗게 들어왔다.
상아는 그런 상희의 얼굴을 대하자 자신도 모르게 잔뜩 인상을 썼다.
단숨에 상희의 마음을 읽은 상아였다. 잠시 인상을 쓰며 상희를 노려보던 상아는 어쩔수 없다는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디까지나 칼자루를 잡은 쪽은 상희였던 것이었다.
" 무슨 일이야.... 요... 언니... "
" 컥!... 콜록... 콜록... "
" 언니?... 게다가 존대말까지?... "
" 상아야!~~~ 뭘 잘못 먹은거니?... 엄마!... 음식에 이상한거라도 넣은거야?... "
상아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식구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다. 소동도 그런 소동이 없었다.
박사장은 마침 국을 한술 뜨다가 상아의 말에 놀란듯 숨을 들이키다 국물이 기도로 넘어갔는지
급한 기침을 했고, 부인 또한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 우아한 자태는 온데간데없이 밥알이
튀는 것도 모르고 입을 여는 것이었다. 상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여서 얼른 상아의 이마를 짚어
보며 걱정스러운 눈길을 자신의 엄마에게 돌렸다.
상아는 이미 그런 것을 예측했는지 말을 끝내며 얼른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듣지
않겠다는 듯 마음의 귀를 꼭 닫았다. 그런다고 그 왁자지껄한 소리가 안 들릴리 만무했다.
모든 소리는 상아의 귀를 너무도 분명하게 두드리고 있었다. 상아는 한동안 그렇게 눈을 감은채
속으로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있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상희를 갈아마시고 싶은 상아였다.
그렇게 한참동안의 소동이 지나가고 소음이 조금 가라앉자 상아는 슬그머니 눈을 떴다.
( 저!... 여우... 두고 봐... 이 원한은 꼭 갚아주고야 만다... 무슨일이 있어도... )
그런 상아의 눈에는 득의만만한... 얼굴 가득 희열의 미소를 띈채 식구들을 둘러보고 있는 상희의
밉쌀스러운 얼굴이 들어왔다. 그런 상희의 얼굴을 보며 상아는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것이
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우선은 밉살스럽기 그지없으나 상희의 말을 들어야만하는
상아였다. 상아는 얼굴을 잔뜩 우그러뜨린채 상희를 노려보고있었다.
식구들은 저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자 상희와 상아 사이에 흐르는 심상치 않는 기류를 감지하고
는 두 사람의 다음 행동을 숨죽이고 지켜보았다. 이유는 몰라도 완전히 역전된 관계에 묘한 흥미를
가지는 식구들이었다. 그렇게 식구들의 흥미어린 눈동자를 받자 상희는 더욱 기분이 상승하는 것을
느끼며 거만스럽게 턱을 치켜세웠다. 완전히 상아를 깔보는 그런 태도였다.
( 얼굴은 예쁜데 하는짓은 정말 못됐네... 어떻게 동생의 약점을 잡아서 저런 짓을 할수가 있을까?
저년은 하는짓이 상아보다 더 하네... 상아는 조금 거칠어서 그렇지 순수하기라도 한데...
저년은 그래도 언니가 되어가지고 동생을... 그러나 저러나 상아가 너무 불쌍하잖아...
내가 어떻게 도와줄수도 없고...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상아야...
햐! 그런데 어떻게 된 애가 저렇게 얼굴을 찡그리고 있어도 예쁘냐?... 하여간 미모 하나는... )
" 응!... 별거 아니야... 그냥 갑자기 불러보고 싶어서... 요즘 공부하느라 힘들텐데 밥 많이
먹으라고... 동성씨도 많이 먹어요... 호호호... "
" .......... "
상아는 안나오는 대답을 억지로 했다가 이어지는 상희의 말에 그야 말로 인상을 있는데로 구겼다.
순간 기가차서 말도 못하는 상아였다. 그렇게 잔뜩 얼굴을 지푸린채 입을 딱 벌리고 상희의 얼굴을
바라보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에게 득의의 미소를 보내며 식구들을 바라보며 예쁘게 웃음을 짓는
상희였다. 상아는 그런 상희의 웃음소리가 마치 마귀할멈의 괴소같이 들렸다.
그러나 그런 심정을 표현하지 못한채 치미는 울화를 속으로 삭힐수 밖에 없는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얼굴을 측은한 기색으로 바라보면서 속으로는 상아를 걱정하며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는 상희를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봤다. 상희는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감탄하느라 동성의 그런
눈초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상희의 도발과 그런 상희의 도발에도 얼굴을 벌겋게 달군채
아무말도 없는 상아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가족들은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 우아!... 고년을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까?... 이러다 나! 화병으로 돌아가시는게
아닌가 몰라... 어떻게 지년이 나에게 그럴수가?... 동성아!... 이래도 되는거야?...
이거 억울해서 못살겠어... 동성아!... 너 머리좋잖아?... 대책 좀 세워봐... 응?... "
" 그게 말이야... 상아야!... 진정 좀 해라... 지금은 나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그리고 미안하다... 이게 전부 나 때문이란 생각이 드네... 내가 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 "
" 무슨 말이야?... 그런 말 하지마... 니 잘못은 아무것도 없어... 니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단지 그 여우가 못되서... 나! 이렇게는 못 살아... 동성아!... 어떻게 좀... "
" 상아야!... "
간신히 식사를 마치고는 식구들의 기이한 눈빛에 시달리다 방으로 들어온 상아는 발작을 일으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밥이었던 상희의 태도에 열이 받는 상아였다. 그러자 상아는 억울함을
동성에게 하소연하며 동성에게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과 상희 두 사람의 일이었지만
동성은 그런 상아에게 미안해 하며 어쩔수 없다는 몸짓을 보일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급기야 상아는 평소 보이지 않던 눈물까지 보이는 것이었다.
상아는 부끄러움도 없이 동성에게 하소연을 하며 미안해 하는 동성에게 당치도 않다는 듯 외치다
맑은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 그런 상아를 보자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상아의 몸을 가만히 안았다.
아무런 저항없이 아니 기다렸다는 듯 상아는 그런 동성의 몸짓에 동성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넓고 안온한 느낌이 상아의 전신을 포근히 감쌌다. 상아는 그런 느낌을 받자 갑자기 서러움이
한층 배가 되는 느낌을 받고는 겉잡을 수없는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 흐흐흑... 동성아!... 나... 나 못살겠어... 흑흑흑... 나 어떻게해... "
" 상아야!... 내가... 내가 지켜줄께... 내가 널 지켜줄께... 나만 믿어... "
" 정말?... 정말이야?... "
" 그럼... 내가 이래뵈도 남자야... 너 하나 못지켜 줄까봐... 나만 믿어... 상아야... "
동성은 자신의 품에 안겨 어린애처럼 흐느끼는 상아의 등을 쓰다듬다가 본능적인 보호기전이
발동하자 상아에게 단호하면서도 믿음직스러운 음성으로 나직히 그러나 한자 한자 분명하게 말을 했다.
동성의 품속에서 흐느끼던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고개를 치켜들고는 동성을 올려다 보았다.
두 눈 가득 눈물을 담고 빰은 눈물로 얼룩젖은 상아의 모습은 한송이 비맞은 백합처럼 청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걷잡을 수없는 유혹을 담은 매혹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청초한 모습에 매혹되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에게 확인이라도 하듯 나직한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다시끔 다짐하듯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분명한 말에 위안이 되는걸까?
아직도 눈물을 흘리면서도 상아는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떠올렸다. 그런 상아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수 없는 묘한 매력을 동성에게 발산하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상아의 턱을 손으로 받쳐 올렸다. 상아는 그런 동성의 행동에 아무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 내가 널 지켜줄께... 날 믿어... "
" ......... "
동성은 약간 들뜬 듯한 목소리로 다시끔 상아에게 말을 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을 흑요석같은
까만 눈동자로 말없이 바라보고있었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입술은 자연스럽게 합쳐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입술이 붙는 순간 상아의 까만 눈동자는 살며시 감기며 가는 팔은 동성의
목을 휘감았다. 몇번의 키스 경험은 훌륭한 학습 효과를 가져온 듯 했다.
이제는 서로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살며시 벌어진 상아의 입속으로 동성의 혀는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유영해 들어갔으며, 그런 동성의
혀를 상아는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들였다. 이어 두 사람의 혀는 상아의 입속에서 서로 엉켰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 속으로는 서로를 애인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두 사람인지라
그런 깊은 키스에 아무런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럽게 서로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두 사람이었다.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서로의 입술과 달콤한 타액을 즐기던 두 사람은
이윽고 아쉬움을 간직한채 서로에게서 입술을 뗐다.
이미 울음을 그친 상아는 흑백이 분명한 눈으로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은 수줍은 듯 동성을
바라보는 상아의 얼굴은 살짝 붉어져있었다. 그런 상아를 내려다보는 동성은 마치 세상의 전부를
얻은 느낌에 젖어있었다. 동성은 너무나 매혹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아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상아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끌어들였다.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는 동성의 손길은 더없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좀더 상아를 느끼려는지 동성은 눈을 지그시 감은채 말없이
상아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었다. 상아의 눈도 살며시 감긴채 동성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 어떻게 된거야?... 상아가 너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다니... 세상에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뜰려나
말 좀 해봐라... 도대체 뭔짓을 했기에 상아가 그렇게 얌전해졌는지?... "
" 별거아니야... 그냥 아까부터 그러던데... 아마 이제는 철이 들었는가 보지?... 나도 잘 몰라...
정 알고 싶으면 상아에게 직접 물어봐... "
" 요게!... 내가 알고 있는 상아는 절대 그냥 그럴 애가 아니야... 아무래도 여기에는 무슨 야료가
분명히 있어... 너 진짜 말 안할래?... "
" 글쎄 나도 모른다니까... "
상미는 식사가 끝나고 상아와 동성이 방으로 올라가자 마자 상희를 끌고 쇼파로 갔다.
이어 추궁하듯 상아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상희의 구렁이 담넘어가는
그런 대답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두 동생에 대해 잘알고 있는 상미인지라 그런 상희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진실을 알려고 노력했으나 상희는 시종일관 모르쇠로 나왔다.
추궁이 효과가 없자 할수없이 상미는 알아내기를 포기하기는 했으나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 행!... 내가 어떻게 상아를 걸었는데 이걸 밝혀... 나 혼자만 알고 두고 두고 써먹어야지...
밝히는 순간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건데... 그러나 저러나 고년에게 뭘 요구할까?...
한가지라고 했으니까... 심사숙고해야지... 두고 두고 빼먹으려면.... 킥킥킥... )
상희는 상미의 추궁에 시치미를 뚝 딴채 딴청을 부리다가 상미가 포기하는 기색을 보이자 속으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생각에 잠겼다. 하늘이 자신을 도왔다는 생각마져 드는 상희였다.
그런 생각에 상희는 생각지도 않게 잡은 이 기회를 어떻게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런 상희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는 상미는 갈수록 짙어지는 의심을 버릴수가 없었다.
특히나 혼자서 생각에 잠긴채 실실거리는 상희의 얼굴을 보자 그런 생각은 더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