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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로리 - 1부
최고관리자 0 51,746 2022.10.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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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로리






1. 원조교제를 하다






“저기… 혹시…?”


“…?”


“그게… 여기서 8시에 만나기로 하신 분이세요?”


“…?! 채팅한…오빠…예요?”


“……아, 예.”




신촌역 지하 버거킹 앞에 쭈그리고 앉은 그녀의 첫 인상은 놀랍게도 ‘깨끗함’이었다. 그리 길지는 않은 촉촉한 생머리를 한쪽으로 모아 내린 하얀 얼굴은 앳되어 보이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났다. 갈색 면 바지에 흰 셔츠. 어딜 봐도 내가 상상했던 ‘원조교제하는 여학생’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세상을 편하게 살아서 여러가지 타입이 있는 걸 잘 몰랐던 게지.




“와, 이렇게 젊은 오빠가 나올 줄은 몰랐어요.”


“아니, 뭐… 고마워요.”




뭘 고맙다는 건지. 처음이다 보니 버벅거림이 끝이 없다.




“흐음…”


“…….”




가늘게 뜬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여고생. 이런. 생각했던 것 보다 백만 배는 쪽팔린다. 내가 어쩌자고 이런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몇 초간 그녀의 눈길이 날 훑는다. 마치 멀쩡한 녀석이 왜 원조교제 같은 걸 하느냐는 눈빛 같다. 정말 이거야말로 사서 고생이군. 그녀는 일어나서 엉덩이를 툭툭 털며 다시 입을 연다.




“가까운 데로 가요. 비도 오고…”


“아, 그러죠.”




그리고 보니 그녀는 우산이 없다. 머리카락이 촉촉해 보였던 것은 비를 맞았기 때문인가. 옷도 약간 젖어 보인다. 아마도 저녁에 가을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를 소홀히 한 모양이다.




“비… 맞고 왔어요?”


“네. 조금요.”




짧게 대답하는 그녀의 고개가 약간 숙여진다. 나를 바라보던 큰 눈이 약간 빨개져 있는 것은 기분 탓일까. 나는 역 밖으로 나오면서 우산을 폈다. 큰 우산을 들고 나오길 잘한 것 같다.




언젠가 한번 가 본 적이 있는 작은 모텔로 행선지를 정했다. 정말 오랜만이라 그 자리에 있는지조차 불확실한 곳이긴 하지만. 제발 망하지 말고 있어다오. 처음 본 여고생과 한 우산을 쓰고 말 없이 어색하게 걷는 것은 10여분으로 족해.




그나저나 토요일 저녁의 신촌은 역시 정신없이 붐빈다. 비 오는 날인데도 역 근처에서는 지나다니기가 쉽지 않다. 나만큼이나 마음이 급해 보이는 사람들이 정신 없이 지나쳐온다. 부딪히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사람들.




“아… 조,조심해요.”


“아…”




순간적으로 부딪혀오는 사람들을 피해 그녀를 감쌌다. 그녀의 젖은 어깨에 손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다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녀.




“…친절하시네요.”


“아니, 뭘요.”




여기까지는 왠지 소개팅하는 분위기다.




……


소개팅과 원조교제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은 소개팅에서는 보통 모텔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뭐, 들어간 사람 얘기도 들은 적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 모텔은 아직 망하지 않고 있었다. 고맙다. 살아 있어 줘서… 




모텔 302호실에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어색함은 지속되었다.


“…….”


“…….”


“저기…”


“저기…”


“…….”




만화에서나 나올 법 한 어색함의 진수. 말 동시에 꺼내기…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먼저 얘기해요.”


“…먼저 씻을게요.”




짧게 한 마디를 던진 뒤 욕실로 들어가는 그녀.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내가 어쩌자고 지금 이러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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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이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것은 한 달쯤 전이었던 것 같다. 함께 한 3년의 세월은 그녀에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나 보다. 마지막 통화라고는 해도 한 번쯤 다시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빠 공부 정말 언제 끝나는데?”


“너 알면서 왜 또 이래… 나 이제 박사 1년차잖아.”


“…….”


“무슨 일 있지? 말해 봐.”


“…… 나 선 볼 거 같아. 아니… 사실은 선 봤다.”


“…….”




그녀의 부모님은 내가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부터 다른 생각을 하셨음에 틀림없다. 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 박사… 몇 년 더 걸려서 학위 받아 봤자 보따리 장사 하기 십상인 학생한테 딸 맡기고 싶은 부모는 없다. 그래도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뭐 하는 사람인데?”


“변호사… 나이는 좀 있는데 되게 착해 보이더라.”


“나도 착하잖아.”


“…….”


“아~아. 하긴 난 니네 어머니 좋아하시는 ‘사’자가 아니니까.”


“…오빠.”


“그래, 그래서 언제 결혼할 건데?”


“오빠 왜 이래 정말.”


“아니, 나한테 말도 안하고 선 볼 정도면 얘기 끝났잖아.


변호사고 너 좋아하는 착한 사람이래매.”


“뭘 그거 가지고 그래…”


“야, ‘그거 가지고’라니! 너 전엔… 너 선 얘기만 나와도 펄쩍 뛰면서 나한테 전화했었잖아. 왜, 서른 가까워지니까 앞날 걱정되든?!”


“오빠 이럼 나 정말 화낸다.”


“너 말야. 좀 솔직해져 봐라. 나 슬슬 떠보지만 말구.”


“정말…나 힘든 거 알잖아!”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다. 우는 걸까? 설마.


그녀는 내 앞에서 한 번도 운 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선 때려치고 나만 볼 생각 아니면 나한테 전화하지마.”


“…진심이야?”


“내가 허튼소리 하는 거 봤어?”


“…… 그래. 알았어. 안녕.”




생각해보면 그때 좀 이상하다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후회했지만 별 수 없었다. 그런 식으로 말해 놓고 내가 먼저 전화한다는 것은, 내가 나인 이상 불가능했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다.




그녀는 내가 매달리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3년을, 아니 10년을 사귀어도 사람 마음을 모른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 성격파악쯤은 할 수 있겠지. 그녀는 날 너무 잘 안다. 나쁜 년.




……


그녀를 지우려 발버둥치던 11월의 어느 날, 지도교수로부터 다음 학기 모 대학으로 출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고작 박사 2년차가 되는 나로선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다. 뭐, 강사료야 얼마 안 되지만 경험도 쌓고, 직장인이라는 느낌이 나니까. 이걸 혜경이한테 보여주려고 이번 학기부터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뭐, 다 지난 일이다.




시간강사라지만 다음 학기부턴 선생이다. 그 생각을 하면서 귀가하던 나의 뇌리 속에 엉뚱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체통을 지켜야 할 신분(대단한 신분은 아닐지라도)이 되기 전에 뭔가 해볼만한 일은 없을까? 금기를 한번 깨 보는 건 어떨까?




그 때, 눈 앞에 펼쳐진 백화점 위 멀티비전에 짤막한 뉴스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교수, 의사 등 사회지도층 청소년 성매매…”


그래, 사회지도층 되기 전에 원조교제 한번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나의 정신상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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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와서 보니 여고생은 침대 위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깜박 잠이 들었었나 보다. 몸을 일으켜 앉는 그녀.




“…하세요.”


“저기…”


“…네?”


“원래 돈 먼저 달라고 안 해요?”




소개팅과 원조교제의 다른 점 또 한 가지. 돈이 오간다는 것. 나처럼 대충 결혼할 나이 된 사람들의 소개팅(선이라고 해야 되나)의 경우엔 그것 역시 보이지만 않을 뿐 돈계산이 왔다갔다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지만, 실제로 오가진 않으니까.




그런데 보통 떼일까봐 현금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원조의 기본 아니던가? 이걸 내가 지적해 줘야 하다니… 여고생은 문득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곤 고개를 끄덕인다. 




“에, 맞다. 주세요.”


“…….”




30만원. 내가 들었던 시가(?)와는 꽤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난 아무 생각 없이 응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바로 이번 학기 끝나고 혜경이와 조촐하게 여행 다녀올 셈으로 박아둔 돈과 꼭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뭐, 화대를 흥정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고(길어져서 유쾌한 일은 아니지).


또, 여고생의 의외로 청순하고 예쁘장한 용모를 보니 적정가(?)란 생각도 든다.




돈을 건네며 씁쓸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 동안 사창가로 향하던 학교 선배, 군대 동료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경멸했던가. 성매매에 열광하는 남자들을 같은 사내로서 얼마나 부끄러워했던가.


그러던 내가, 거의 범죄급의 일을 행하고 있다.


(*주: 사실 범죄임.)




내가 건네는 봉투를 내용물도 확인해 보지 않고 가방 안에 넣는 여고생. 이것 역시 심히 이상하다. 얜 이러면서 어떻게 원조 해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타월 한 장 두른 채로 침대 위에 올랐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안자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면서 그녀가 고개를 돌린다. 이상하게 강간하는 느낌(역시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 아닐까)이 들면서 걍 관둘까 하는 충동이 인다. 여기서 관둘까.




“……!!!”




이불을 젖히자 셔츠 한 장을 걸친 그녀의 몸이 드러났다. 아직 덜 말랐는지 속이 은은히 비치는 그녀의 하얀 셔츠. 누가 그랬던가. 남자들은 다 벗은 것보다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와이셔츠 차림에 흥분한다고. 갈등하던 내 몸이 갑자기 열렬히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정말 진리인 것 같다. 앳된 얼굴로 저렇게 야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다니. 그녀의 자태는 내가 일탈을 꿈꾸게 했던 동기, 혜경이에 대한 분노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자.




원래 나의 상상속에서, 나는 원조교제녀를 무자비하게 짓누르면서 능욕하고 또 능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일체의 전희 없이… 그리고 무참한 유린이 끝난 다음에는 만원짜리를—한껏 경멸감을 담아—널부러진 그녀의 몸 위로 뿌리는 것이었다. 아, 돈은 이미 줬던가… 어쨌거나 그런 설정이었는데.


나의 이 비뚤어진 욕망과 분노를 풀기 위해서는 그래야 했는데.




현실의 나는 마치 혜경이에게 그랬듯 여고생을 조심스럽게 애무하고 있었다. 가늘게 떨리는 몸이 애처롭다. 왠지 키스는 안 될 것 같아서 가볍게 볼에 키스하며 물었다.




“저기… 이름이…?”


“…….”




아, 역시 말해주지 않는군. 잠시 나를 보던 여고생은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다시 고개를 돌린다. 이런 건 내가 생각했던 원조와 같군. 


하긴 이름 따윈 알 필요 없겠지.




조심스럽게 셔츠를 벗겨내니 수줍은 젖가슴이 드러난다. 청순하고 앳된 얼굴에 비해 생각보다 제법 큰 가슴이다. 조심스레 감싸 쥔 다음 서서히 젖꼭지 부분을 문질러 본다. 




“하…아우…”




여고생은 순간적으로 흘러나오는 신음을 안으로 삼키려 애쓰고 있다. 계속해서 손바닥을 스쳐가듯 그녀의 가슴을 희롱한다. 약간의 닭살이 돋아오르며 그녀의 분홍빛 유두가 굳어진다.




“으…으음…”




볼과 목덜미, 귓불에 가볍게 키스하면서 가슴을 애무하던 나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한 쪽 젖가슴을 가볍게 빨자 그녀가 경련한다.




“아…! 아…아?!”




갑자기 가슴을 빨기 시작하자 놀란 그녀, 동시에 한 쪽 손이 그녀의 가랑이로 향하자 몸이 굳어진다. 두 손 가득 전해지는 그녀의 보드라운 살결에 아랫도리는 폭발 직전이었지만, 지금은 그녀의 몸을 풀어주는 것이 먼저다.




“하아…하…”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팬티 위로 물기가 느껴짐과 동시에 그녀의 수줍은 젖꼭지가 도드라진 모습을 보인다. 고개를 돌리고는 있지만 약간 벌어진 입에서 숨이 가빠지는 것을 숨길 수는 없다. 나는 가만히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조심스레, 하지만 신속하게 그녀의 팬티를 벗겨냈다.




“하악… 몰라…”


“……!”




근데 팬티가… 곰돌이당… 


…….


아무리 원조라도 남자한테 보여줄 거면 좀 신경써서 입고 나오지…




뭐 이런 생각은 0.1초 동안 번쩍했다 사라지고… 신경은 그녀의 비림으로 집중된다. 적당히 살이 오른 그녀의 그곳은 미숙해보이면서도 성숙한, 아주 모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 덜 자라서인가? 숲은 그다지 무성하지는 않았고 약간의 분홍빛 속살이 물기를 머금은 채 엿보이고 있었다. 


팬티가 벗겨져 완전히 알몸이 된 그녀는 이제 숫제 눈까지 감고 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아?! 거기?! 더러워요!!”




말 한마디 없던 그녀가 내가 보지를 빨기 시작하자 화다닥 놀라며 외마디소리를 질러댄다. 나는 무시하고 계속 그녀의 꽃잎을 핥는다.




“아… 싫어… 이상해… 더러운데…”


“안 더러우니까 걱정 말아요.”




시체처럼 누워 있던 그녀가 어쨌건 입을 열기 시작했고, 몸도 제법 젖어든 것 같다. 수건을 걷어치우자 억눌려 있던 분신이 솟구쳐 나온다. 




“그럼…”


“…….”




잽싸게 콘돔을 씌우고, 살며시 분기탱천한 물건을 그녀의 꽃잎에 대고 몇 번 문지르다 허리를 밀었다.




“하윽!!”


“어…”




그녀의 몸 속은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좁고 뜨거웠다. 중간쯤부터 강하게 죄어오는 압박감… 그 격렬한 쾌감에 나는 금방이라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아…윽…”


“헉……”




혹시 나는 이 아이가 처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름대로 충분한 애무로 그녀를 달구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통을 느끼는지 예쁜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 있었다.


나는 소심해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서서히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쩍…쩌억…쩍…)




“아…악…앙…흑…”


“헉헉…”




모순적인 감정이 온몸을 지배했다. 환상적인 그녀의 조임에 혹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자지를 박아대면서, 눈 앞에서 찡그리고 있는 앳된 얼굴에는 애처로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지금 품에 안겨 있는 희고 보드라운 몸은 분명 미성년자의 그것이라는 죄책감이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욕망이 더 강했다.




(푸푹… 쩍… 북적…)




“아…! 아…! 아……”


“억…헉헉…이제…”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명기… 빠듯하게 조여오는 여고생의 속살에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힘차게 허리를 몇 번 움직였다. 폭발… 눈 앞에서 별이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아랫도리를 타고 올라왔다.




“하……아…”


“…헉…헉…”




잠시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멈춰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이윽고 몸을 일으켜 콘돔을 빼고 티슈로 그녀의 꽃잎을 닦았다. 가쁜 숨을 내쉬고 있던 그녀는 순간적으로 손을 내려 가렸으나 내 동작이 빨랐다.




그녀의 옆에 도로 누운 다음 참으로 난감했다. 무심코 그녀의 몸에 팔을 두르려다 보니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여친 혜경은 사정 후 껴안고 있거나 좀더 애무해 주는 것을 좋아했다. 아니 필수였다. 대개 남자들보단 여자들이 그걸 좋아한다고 한다. 버릇대로 상대를 안아주려다 보니, 상대는 여친이 아니라 원조녀였던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어정쩡하게 팔을 반쯤 뻗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보던 여고생이 피식 웃으면서 팔을 잡아 눕힌다. 오늘 웃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어색하게 그녀의 보드라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누워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침묵 속에서 가만히 몸을 일으킨다.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욕실로 향하는 그녀에게 뭐라도 한 마디 하고 싶었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 미안하다고? 이제 와서 무슨? 그렇다고 좋았냐고 물어볼 수도 없다. 어쩐다. 그녀의 짧은 미소가 갑자기 오버랩된다.




“저, 저기…!”


“……네...?”




욕실 문 사이에 몸을 반쯤 걸친 채 돌아보는 그녀. 내 입에선 나도 놀랄만한 말이 튀어나왔다.




“내일 영화나 같이 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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