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는 오랫만에 밥을 식당까지 가서 사먹기 위해 나섰다. 늘 돈이 아깝기 보단 사람이라도 사귈 요량으로 도시락을 싸서 이야기 나눴지만 너무 답답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부터 갑자기 수제비가 먹고 싶어져서 근처 놀러온 수연이와 함께 수제비 집을 찾아서 두어번 돌았다.
수연은 밀가루 음식을 별로 안좋아하는지 그렇게 맛있게 먹지를 않았다. 현주는 입에 맞는 음식을 찾아낸 탓에 맛있게 먹었다. 수연이도 먹으면서 한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아는 사람이야?" 현주는 덩달아 고개를 돌렸다.
"아니 그냥 느낌이 묘해서" 여자는 그렇게 고급옷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귀티나게 입을줄 알았다. 음식값 계산하는 행동이나 나가는 모습이나 모두 가지런했다. "무슨일을 할까?" 현주는 열심히 수제비를 먹는 수연에게 물었다. "글쎄 무슨일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대충 인생살 여자 같아 보이진 않네" 현주도 동감했다. 남편이 옷을 사주면서 했던 말 "성공하는 여자는 예쁘고 옷 잘입더라"는 말을 요즘 회사일을 통해서 배우고 있었다.
많은 여자들이 옷을 통해서 자신감과 상대방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스카프 하나로 그리고 옷의 소품 하나로 자신감을 표출했고 거기서 나오는 말은 위엄이 있어 보이기도 했다. 현주 역시도 할일이 없으면 "패션모델 하냐"는 놀림이 있을 정도로 옷 차림에 신경을 썼다.
"자신감 있는 여자는 도도하고 도발적으로 입어야해. 당신은 문밖에선 가정주부가 아니야 자신감 넘치는 애널리스트지" 남편은 그날 별도로 옷 몇벌을 사왔다. 너무 야하다고 손사래를 치자 현주한테 주면서 남편이 한말이었다.
"요즘 하인리히랑 즐거워?" 현주는 먹을만큼 먹자 입을 닦으면서 물었다. "응" 수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근데 현주야 그런게 있다. 하인리히는 참 사람이 깔끔해. 아무리 살을 섞은 부부라고 해도 말을 가리더라구. 그래서 편하단 생각 들었는데.. 요즘은 뭐랄까 미주알 고주알 따지고 드는 한국 남자 같은 모습이 그립기도 하네" 그러면서 푸훗하고 웃었다. "내가 뭐라고 하면.. 능청맞게 사모님 진정하세요"라고 말하는데... 웃기기도 하고.. 현주는 수연의 모습이 참 안정되 보여서 좋았다.
둘은 천천히 걸어서 청계천이며 무교동 길을 걷고 있었다. "수연아 아까 우리가 본 여자 저 여자 맞지?" 현수가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가리켰다. 거기엔 아까 그 여자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룸싸롱 전단을 뿌리는 아가씨들이 있는걸로 봐서 그 가게 주인 같았다. "어머 얘 독한여자다" 수연이는 혀를 내둘렀다. 나이는 한 30살 됐을까? 차분하게 웃으면서 사람을 지휘하는게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날 점심을 먹고 나서 식곤증이 몰려왔다. 사람들이 부지런히 다니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 사람들이 서로 종목 짚는 모습도 볼만했다. 현주가 관리하는 종목들은 사자 팔자가 이어졌다. 본전에서 조금 남는 정도? 큰 손해는 없어 보여서 핸드폰을 챙겨 들고 잠시 편의점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자 핸드폰이 울렸다. 온달이었다. 벙거지 모자에 추리한 추리닝 누가 저 사람이 기업의 재무 재표 꿰뚫어보는 귀신이라고 할까? "웬일이야?" 현주가 뛰어가 팔짱을 끼었다. "요기 백화점에 옷좀 사입고 갈까 해서" 현주는 그의 체형을 뚫어지게 봤다. "옷 입고 싶은거 있어?" 온달은 씨익 웃었다. "좀 깨끗해 보이려고 옷 골라줄려고?" 온달은 웃었다. "못할껀 없지" 현주는 롯데 백화점 쪽으로 끌고 갔다. "아서라 잘못하면 한순간에 번돈 까먹을라" 온달은 웃었지만 현주는 그렇지 않았다. 괜찮아 나 지금 퇴근 해버리지 뭐.. "이거 이거 간이 배밖으로 나오셨습니까?"그러자 현주는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했다. "실장님 저 장현주입니다. 오늘 OKZ 기업 설명회좀 갔다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현주는 당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온달을 보더니 말했다. "나 어땟어?" 현주는 윙크를 하면서 혀를 살짝 내밀었다. "그거 알아? 실장이 창밖을 보면서 전화를 받을지도 몰라" 현주는 혼자 비실 거리면서 웃었다.
둘은 을지로 롯데 백화점에서 온달의 셔츠며 바지 그리고 점퍼와 양복 두벌을 골라줬다. 물론 와이셔츠와 넥타이 커프스 단추까지. 그리고 그걸 들고 아까 말한 OKZ 기업 설명회가 열리는 릿츠 칼튼 호텔로 갔다. 설명회는 특별히 건질게 없었다. 특별한 호재도 악재도 없는 조용한 상황.. 그때 온달이 갑자기 옆구리를 찔렀다.
"따라와" 온달은 손을 잡아 끌었다. 설명회 장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조용히 1층 로비로 향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챙겨 들었던 온달은 엘리베이터에 잡아 탔다. "뭐하는 거야" 현주는 온달이 자신을 꼭 끌어안고 키스를 퍼붓자 좋으면서도 당황스러웠다.
"이런데서 한번 해보고 싶었어" 온달은 현주의 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 현주는 아찔한 느낌에 탄성을 내뱉었다.
둘은 객실까지 걸어가면서 전희를 했다. 그리고 객실에 들어가자 마자 옷을 입은채로 엉켜들었다. 온달은 현주의 치마를 들친채로 팬티 스타킹을 찢었다. 현주에게 그건 굉장히 짜릿한 흥분을 안겨줬다. 옷이 갈갈이 찢겨나가는 느낌 그리고 거칠게 삽입되는 그것 현주는 강렬한 짜릿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고마와 고마와" 현주는 정말 이런 섹스를 원했다. 온달의 정액이 남건 어쩌건 그녀는 온달이 자지가 들고 나는거에 맞춰서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온달은 거기에 맞춰 흥분했고. 30분 정도 지나자 온달도 사정을 마치고 옆에 거칠게 누웠다. 온달의 자지는 불끈 성이 나있었다.
"오늘 웬일이야?" 현주는 온달의 뺨에 뽀뽀를 했다. "그냥 오늘 너무 하고 싶었어" "이녀석이 너무 고생하네" 현주는 고개를 아래로 내려가서 온달의 자지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입에 자지를 한껏 집어넣은채 빨아댔다. "요즘 빠는게 장난 아닌거 알아?" 온달은 현주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온달의 자지는 곧 정액을 토해냈다. 현주는 아주 깔끔하게 그것은 삼켜버리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약을 삼키듯이. 둘이서 같이 샤워를 마치고 현주는 옷에 묻은게 없나 점검한 다음 팬티스타킹을 하나 새로 사서 채우고 호텔문을 나섰다. 시간이 6시. 1시간은 늦었다.
남편은 11시가 되서야 들어왔다. 아들은 배가 고프다고 엄마 왜 늦었냐고 성화였다. 현주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말았다. 침대에 눕자 남편이 현주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품에 끌어당기고 얼굴에 코를 댄 다음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요즘 샴푸 바꿨어? 남편이 킁킁거리더니 물었다. "응 다른걸로" 현주는 남편의 품에 손을 넣었다. "여자가 머리를 자르면 이유가 있다던데.. 여자의 향기가 바뀌면 그건 무슨 의미일까" 남편은 혼자말처럼 말했다. 현주는 뜨끔했다. "혹시 이 사람이?" 그렇지만 내색하지 않은채 조용히 잠을 청했다. 남편도 곧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