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출장, 그리고 노래방 - 중편 지금 무료로 즐겁게 감상하세요.

LA 출장, 그리고 노래방 - 중편
최고관리자 0 30,029 2022.11.03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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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출장, 그리고 노래방 어릴적에 나는, 주변에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괜히 부럽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랬던적이 있었다. 아마 내가 노래 실력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였을까? 예상치도 못했던 예지가 멋진 노래 솜씨를 뽐내자 나는 새삼 그녀가 달라 보였다. “예지씨..노래 정말 잘하네..완전 놀랬어요..” 나는 노래를 마치고 머쓱해 하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냈다. “고마워요..그냥 노래하는거 좋아하는 편이예요.. 성격 탓인건지, 여전히 그녀의 표정엔 쑥쓰러움이 남아있는듯 했다. “노래 하는거 좋아해서..노래방에서 일하는거예요?” “네?..아..맞아요..하하” 민망하지 말라고 그냥 던진 말인데, 그녀가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아무튼..가수해도 되겠어요..” “에이..아니예요..” “이따가 봐서 신청곡 하나 할께요..괜찮죠?” “네..제가 아는 노래면요..” 아까 1절만 들은게 정말 아쉽긴 했던것 같다. 딱히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건 아니였는데, 신청곡을 핑계삼아 제대로 된 그녀 노래를 듣고 싶었다. 적어도 그냥 던진 빈말은 아니였다. “진아씨도 노래 한곡 더 해봐” 예지가 마이크를 내려놓자, 곧바로 형님이 진아에게 노래를 시켰다. “예지씨 뒤에 노래 안할래요~너무 비교되..” 그녀는 잔뜩 투정을 부리며서 노래 부르길 거부했다. “하하..그럼 너는 댄스해..댄스..” 기가 죽은 듯한 진아를 형님이 계속해서 부추기긴 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고개를 저으며 내켜하지 않아 했다. 시원 시원한 외모만큼이나, 좋고 싫은게 확실한것 같았다. 결국, 한동안 우리방에서는, 노랫 소리가 흐르지 않았다. 누구도 얘기를 안하고 있을때는 잠시 정적이 흘렀던적도 있었지만, 형님과 진아가 워낙 유쾌하게 떠들고 있어서 분위기가 쳐진다거나 나쁜건 아니였다. 그러고보니, 형님과 진아는 꽤 많이 가까워진듯(?)해 보였다. 언제부터였는지 형님의 손은 그녀의 그 큰 가슴 근처에 머물러 있다. 그날 진아는, 시원하게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형님의 손은 그 어깨를 감싸 안은채 마치 몰래 숨어 먹이를 엿보는 하이애나 처럼,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듯 했다. 홈 그라운드(?)라서 그런걸까? 확실히 형님은 나보다 자연스러웠고 능숙했다. 진아 역시도, 그런 형님과 그의 스킨쉽이 싫지 않은듯 했다. 형님과 얼굴을 가까이 대고있는 그녀의 표정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었고, 종종 그 큰 가슴을 좌우로 흔들으면서 앙증스런(?) 몸짓으로 애교를 피워댔다. 솔직히, 형님이 나이가 들면서 배가 조금 나와서 그렇지, 학구파(?)적이고 나름 샤프한 이미지가 있어서 느끼하다거나 능글맞아 보이는 아저씨 부류는 아니였다. 반면 예지와 나는, 만나지 한 시간이 되어가도록 진도를(?) 나간게 없었다. 그냥 조곤조곤 대화만 나누었다. 나는 그렇다치고, 예지 역시도 도우미를 하기에는 영 쑥맥(?)인 성격이였다. 그 성격에 어떻게 버티고는 있는지.. 혹시 또 모르겠다. 내가 철판을 깔고선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했다면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지는.. 아무튼 나와 예지는, 형님과 진아가 보기엔 답 안나오는 커플(?) 같았겠지만, 나는 딱히 그녀에게 불만은 없었다. 어떤 큰 기대를 가지고 그녀를 선택한건 아니였으니 그냥 그려려니 했다. 아니 오히려, 어쩌면 나는 그래서 그녀가 더 마음에 이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얼마후, 형님과 진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은 댄스곡을 부르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추억의 D.J. DOC 노래 나는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따라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고, 예지는, 어디에서 구해왔는지 탬버린을 하나 들고 있었다. 열심히 흥을 돋구면서 곧잘 노래를 따라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다. “이 노래 알아요?” “네..” 내 물음에 그녀는 당연한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 23살 맞아요?" " 네..?" " 혹시 33살 아니예요? 취향이 완전 아줌마네..” “하하..저는 옛날 노래들이 더 좋아요.." 또 다시 그녀가 아까처럼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오빠는 이 노래 싫어해요?” "아니..좋아해요..나야 원래 아저씨니깐..” “아..그런거예요? 하하..” "솔직히 미국에서 태어났다는것도 의심스러워요.." "하하..맞아요.." 그녀의 웃음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웃음이 헤퍼 보이는 예지. 그러고보니, 예지가 이방에 들어온 이후 가장 많이 웃는것 같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내 마음도 괜히 좋아지는것 같다. 다시 노래에 집중을 하는 그녀.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훔쳐보았다. 초이스를 할때도 느낀건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얌전해 보이는 옷차림. 무릎까지 오는 치마와 그 아래 곱게 뻗은 다리가 인상적이다. 아주 이쁘다는 느낌은 아니였지만, 평범한 키에 전체적으로 날씬한 몸매 그 나이 또래가 가지고 있을 법한 깨끗한 피부 마지막으로 선해보이는 인상. 솔직히, 하나 하나 까놓고 보면, 예지도 나쁜편은 아니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더니.. 문득 나는 차라리 클럽 같은데서 예지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의 상황이.. 나는 왠지 모르게 그녀가 조심스러웠다. 아마도, 무의식중에 내 머릿속 어딘가엔, 내가 '갑'이고 그녀가 '을' 인것 같은 현재 상황과 그에 따른 부담감을 떨칠수가 없었던것 같다. 아마 그 무렵이었던 것 같다. 내가 예지에게 애뜻한(?) 마음을 가지게 된 두번째 계기가 찾아왔었다. 예지와 나는, 어떤 대화를 계속해서 주고 받다가 우연하게 그녀의 가족 얘기를 하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그녀가 했던 말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는데, 물론 모든 사람들이 거의 다 그러하겠지만, 그녀가 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은, 특별히 남달라 보였다. 예전, 많은 이민 1세대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그녀의 부모님 역시도 머나먼 타지에서, 고생이 많으셨다고 했다. 밤낮으로 안해본 일이 없으셨다고 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아버님의 건강이 나뻐지고, 경제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머니와 장녀인 예지가 집안의 모든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낮에는 네일 샾, 밤에는 호프집 같은곳에서 일하시며 집안을 이끌어가시는 그녀의 어머니, 일찌감치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알바를 하면서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려고 했던 예지. 대화 마지막쯤, 그녀는 언젠가 엄마와 함께 네일 샾 같은것을 꼭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예지가 가족 얘기를 거의 끝마쳤을때, 정작 말하는 당사자는 덤덤한것 같은데 듣는 내가 마음이 조금 답답해졌다. 문득 나는, 내가 전에 만났던 친구들 중에, 그때 당시 지금 예지 나이 또래였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생각났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예지와의 대화는, 이제 겨우 23살의 어린 친구와 캐주얼하게 대화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훨씬 더 어른스러운 친구와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였다. 나는, 술을 한잔 따라서 그녀에게 건냈다. “예지..건배 한번 하자.." "아..네.." "열심히 사니깐 나중에 잘 될꺼야..건배” 내가 할수 있는거라곤 그저 형식적인 말과 분위기를 바꾸고자 하는 제스처 밖에 없었다. 나는 술잔을 들이킨후 잽싸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마, 처음으로 그녀에게 스킨쉽을 시도했던 순간이였다. **** 제법 시간이 흘러 벌써 11시가 되어갔다. 9시 조금 넘어서 노래방에 들어왔으니 어느덧 2시간 가까이 지난것 같았다. 테이블 위의 올려진 술병은 거의 다 비운듯 했다. 진아와 예지와 함께한 시간도, 30 분 정도 있으면 끝날것 같았다. 아..형님과 진아, 그들은 여전히 바뻐 보였다. 형님의 손은 마침내 진아의 큰 가슴에 당당히 입성(?)을 한듯 했다. 비록 옷 밖이였긴 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듯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그의 한 손이 분주해보였다. 더 큰 목표를 노리면서, 탐스러운 진아의 허벅지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는, 노래방에 계속 있을것인지, 아님 이쯤에서 자리를 접을것인지, 혼자 바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정도 결심이 서면서 정리가 되는것 같았다. 그래. 술도 한병 더 시키고, 조금 더 놀자. 결국 나는, 형님과 진아를 잠시 멈춰 세워야 했다. “형..우리 술 한병 더 하죠..?” 이미 충분히 올라온것 같은데 술을 더 마셔야 한다는게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계속 이어가는게 좋을것 같았다. 잠시후, 웨이터 친구를 부른 뒤 술이랑 안주 세팅을 다시 부탁했다. 그리고, 진아와 예지에게도 한 타임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매니저 오빠들한테 미리 연락해요~” 진아는, 내 제안을 몹시 반가워하며 잽싸게 폰을 꺼내서는 열심히 어딘가로 문자를 보냈다. 반면 예지는, 아무말도 안하고 있지만, 내심 표정은 좋아하는것 같았다. 한 30분 전쯤이였나? 나는 그녀에게 우리방에서 마치면 다음 스케줄이 있느냐고 물었었다. 확실하진 않지만, 어쩌면 그녀는 한 타임 정도, 더 일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그녀들 입장에선 우리랑 같이 있는게 밖에 나가서 한번 더 돌아다니는것보다 조금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상황을 대충 다시 정리하고 나니, 문득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다. 안그래도 흡연자가 나 하나 밖에 없어서 꽤 오랫동안 참고 있었는데, 잠시 밖에 나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격하게 올라오는 술 기운 때문에 찬바람도 쐬고 싶었다. “저는..담배 한대 피우고 올게요..” 잠시후, 나는 방을 빠져나와 밖으로 나가면서 계산대에 잠시 들렸다. 그곳엔 마침 우리방을 계속해서 들락거리던 웨이터 친구가 있었다. “여기 카드 결재는 문제 없죠?” “네..문제 없습니다..” “아가씨 시간 비용도 같이 결재해요?” “네 괜찮습니다..현금으로 아가씨들한테 따로 주셔도 상관 없구요..” “음..그럼 팁은요?” “팁도 카드로 가능하긴 한데..” “…” “보통 현금으로 많이 하세요..아가씨들이 아무래도 그걸 좋아하니깐..” 나는, 웨이터 친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서, 지갑을 꺼내어 가지고 있던 현금을 확인해 보았다. 보통은 쓸일이 없어 거의 없이 다니지만, 출장때는 혹시 몰라 조금 챙겨서 다니긴 했는데, 그 역시 두명의 팁을 계산하기엔 조금 부족해 보였다. “여기 ATM 은 어디있어요? 돈을 조금더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질문에 그가 어딘가를 손으로 가리켰다. ***** 거국적인(?) 건배와 함께, 또 다른 2시간이 시작되었다. “건배~” 꽤 마신것 같은데도, 목을 타고 넘어가는 위스키의 그 맛은, 여전히 내 인상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술잔을 내려 놓는 나를 향해 예지가 과일을 하나 건냈다. “오빠는 결혼 했어요?” “빨리도 물어보네..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없었어? ”하하..그게 아니구..” 그녀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럼 뭔데..?” “제가 여기서 본 분들은..” “…” “대부분 나이도 있으시고..결혼을 하셨던것 같아서요..” “그래서 나도 그렇게 보인다?” “아니..안그래 보이셔서 혹시나 해서 물어본거죠..” “웃기고 있네..거짓말..” “하하..진짜예요..” 방금전까지 조곤 조곤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억울한 상황(?)이 되자 약간 커지는것 같다. 나는 그녀의 반응이 재밌어서 잠시 심통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가 또 물어왔다. “그럼 여자 친구는 있어요?” 나는,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확인했다. 시계 바늘은 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시간) 깊게 잠이 들어있을 여자친구의 모습이 잠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니..없으니깐 부담갖지말고 잘해줘도 되..” “하하..거짓말..” 내 넉살에 예지는 환한 웃음과 함께 장난끼 넘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젠 그녀도 내가 조금 편해진것 같았다. 마침 그때, 형님이 잘 놀고 있는 우리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예지씨..둘이 너무 재미없어 보여..조금 더 잘해봐요..” “…” “야 민혁아..너도 예지씨 손도 좀 잡아주고 그래..멀쩡하게 생겨서 왜 그래..” 하..이 형님.. 나는 괜찮은데..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한국에서 친구들과 술집에 가서 내가 지금처럼 얌전히(?) 있으면, 보통 친구들은 내 파트너들에게 “저 새끼 순진한척 하는거야..밖에 나가면 장난 아니야..” 라고 놀렸지만 크게 신경쓰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형님은 그런 내 사정(?)을 잘 모르기에, 오랫만에 만난 후배가 잘 놀고 갔으면 했는데, 영 자신의 성에 차질 않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나보다. 형님이 새삼스러웠다. 옛날 내가 알던 그는, 전형적인 범생, 샌님의 이미지였다. 내 착각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그때, 예지가 살며시 내 팔짱을 껴왔다. 그리고서 그녀는,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아 쥐었다. “이제..괜찮아요?..” 형님과 진아에게, 나와 잡고 있는 손을 뻗어 보이며, 어색한 한국말로 그녀가 되물었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까의 어색함과 쑥스러움은 많이 사라진것 같았다. 형님은, 예지의 그런 모습이 기특했는지 그녀를 계속해서 부추겼다. “그래 예지씨 잘하네..과일도 좀 먹여주고..뽀뽀도 좀 해주고..알았지?” 예지는, 곧바로 과일을 하나 집어, 내 입안으로 쑥 넣어줬다. "시킨다고 다해요?..안내키면 하지 말아요" 나는 어색하게 그 과일을 받아 먹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내 귀에 입을 바짝 갖다대면서,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아뇨..제가 원해서 하는거예요” ***** 진아가 조용한 노래를 부를때였다. 형님은 뒤에서 그녀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의 얼굴과 입술은 그녀의 목 한쪽을 점령하고 있었고, 잘 보이진 않지만 그의 손은 거침없이 그녀의 옷 안으로 파고들어가 있는것 같았다. 진아는, 화면을 응시하며 노래에 집중하는듯 했지만, 마이크를 잡고 있지 않은 또 다른 한손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형님의 손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는듯 했다. 등을 지고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노래가 가끔씩 끊기는게 나름 바쁜 사정이 있는것 같았다. 확실히 그들은 술을 많이 마신듯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노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더니, 서로 가볍게 입맞춤을 시작했고, 얼마후엔 그 빈도수도 잦아지고, 그 시간도 길어지기 시작했다. 방을 잡으세요 차라리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렸다. 하지만 눈을 떼지는 못했었다. 예지도, 그런 그들을 의식했는지, 일부로 시선을 회피하면서 나에게 대화를 시도하려 했다. 여전히 그녀의 손은 내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아..나 노래 신청해야지.." 나는 아까전에 말했던게 생각나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책을 잡아 들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노래가 있었다. 잠시 책을 뒤적 거리던 나는, 어딘가에서 멈춰 시선을 고정 시켰다. 찾았다. 나는, 노래와 가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예지에게 물었다. "이 노래 알아요?" 박정현 -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얼마전 모방송에서 인상 깊게 보고 들었는데, 그 누나 발음도 그렇고 톤도 그렇고, 예지랑 잘 어울리것 같았다. "네.." 그녀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다행이였다. "오케이..끝까지 잘하면 내가 뽀뽀합니다.." 그녀가, 내 뻔뻔함에 환하게 웃어보였다. 잠시후, 나는 리모콘을 찾아 번호를 눌렀고,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후, 잔잔한 피아노 간주소리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었다. 나는, 다시 눈을 지긋이 감고선 고개를 뒤로 젖혔다. 나는 떠날때부터 다시 돌아올걸 알았지 눈에 익은 이자리 편히 쉴수 있는 곳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난 어디 서 있었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너를 보낼때부터 다시 돌아올걸 알았지 손에 익은 물건들 편히 잘수 있는 곳 숨고 싶어 헤매던 세월을 딛고서 넌 무얼 느껴왔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화려한 후렴구를 마지막으로, 마침내 예지가 노래를 마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 씨발.. 예지 멋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건가? 왜 눈물이 나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자리로 돌아온 그녀가 나를 보며 쑥쓰럽게 웃어보였다. 표정 관리가 안되었다. 울컥하고 올라오는걸 감춰야 했다. 나는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살며시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내 입술이 그녀의 입술 끝에 닿았다. 부드러운 느낌 그리고 촉촉함이 전해졌다.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기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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