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사랑법 그들만의 사랑법건우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아침에 들어간 집에선 어머니의 기관총처럼 쏟아붇는 욕을 들어야 했고 학교에선 수업시간마다 숙제 안해왔다고 터져야 했다. 거기다 어제의 행위로 인해 항문이 계속 쓰리고 아파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조잘거리며 떠들어대던 여자의 알몸이 떠오를때면 부푸는 아랬도리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영식과 상철은 아예 학교에 오지 않았고 영식은 분식집으로 몰려가는 친구들의 마다하고 집으로 향했다. 어머니의 잔소리를 어떻게 듣나 한숨을 쉬며 집에 들어섰는데 어머니는 한마디만 하시고는 말없이 저녁준비를 하신다. '아버지 일찍 들어오신뎄으니 근신하고 있거라.' 생전 아들에게 잔소리 한마디 안하시는 아버지가 사실 상철에겐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여덟시도 안되서 들어오신 아버지와 정적이 흐르는 저녁식사를 마쳤을때 건우는 체할 것만 같았다. '베란다로 나오너라.' . . . . '니 나이때면 외박도 할 수 있는거기는 하다만 전화 한통없이 그런것은 좀 혼나야 겠다. 엄마가 어제 한숨도 못자고 걱정한줄 알기나 하냐? 엎드려.' 건우는 국민학교 3학년때 문방구에서 지우개를 훔치다 걸렸을 때 이후 처음 아버지 앞에 엎드렸다. 아버지는 등산용 지팡이를 꺼내 내려치셨다. 두번째 매가 엉덩이에 떨어졌을 때 건우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어젯밤의 상처가 매에 터져버린 것이다. 아버지 등에 업혀서 병원에 갔을 때 건우는 아픔보다는 상처의 이유를 들킬까봐 더 걱정되었다. 치료를 마치고 병상에 엎드려 있는데 한참만에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누구한테 당한거니?' . . . '말하기 어려우면 안해도 된다. 하지만 앞으로 또 그렇지 않으려면 조치를 취해야 겠구나' 3일간 입원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집안은 이삿짐 싸느라 엉망이었다. 항상 말씀이 없으신 아버지지만 아들을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이다. 2주만에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한 건우는 조용히 공부만 했다. 새로운 학교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귀찮고 그저 말없이 하루하루를 보냈고 영식이네 집으로 전화를 했을때 영식의 소식을 되려 묻는 영식이 어머니께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여자에 대한 호기심에 따라나섰던 하루저녁의 외출이 영식의 청소년기 전반을 우울하게 만들어 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