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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귀
최고관리자 0 41,754 2022.11.18 04:54
야설닷컴|야설-바늘귀
바늘귀 -바늘귀- ‘엄니, 이 대감님 댁 돌쇠가 왔는 디유?’ ‘문 쫌 열어 보그라.’ ‘야!’ 나는 마당에서 장에 내다 팔 장작과 잔가지를 엮던 도중에 찾아온 돌쇠 녀석 때문에 엄니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뭔일 이다냐?’ ‘저희 영감 마님이 도포랑 새로 옷을, 일습으로 해 입으실 모냥 인디유, 싸게 오셔야 하겠구만유.’ ‘그랴.’ 엄니는 실타래를 손에 쥐고 터덜터덜 문을 나서신다. ‘식전 녘에는 오시겄지유?’ ‘별거 있간디? 아궁지 밑불이나 꺼쳐 먹덜 말고, 잉?’ 엄니의 솜씨는 아랫 마을까지 소문이 짠 허다. 매운 바느질 솜씨에다 아낙들이 들고 들어 오는 천감을 절대로 허투루 쓰시는 벱이 없었고, 게다가 남은 천으로는 품새 좋은 댕기도 맹글어 주고, 간혹 천을 꼬아 노리개 매듭에 걸어 놓으면 천상 나비 같은 노리개걸이도 덤으로 주시니 사람들은 무신 일이 있다거나 천 감 이라도 생기면 엄니에게 가져오지 않고는 못 배겼응께…그리 혀도 목구녕에 풀칠하기 어렵기는 매한가지 였고, 장날이면 내가 지고 나가 팔아오는 장작이며, 불쏘시개들을 판 돈이 아니고서는 두 사람 버텨 내기가 힘들었고... 사람들이 말 허기를 똥꾸녕이 째지게 가난했던 것은 우리들 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현다. 군역으로 차출되어 윤초시내 소작떼기도 팽게쳐 불고 한다리를 절룩거려 검출에서 떨어질 만도 혔는데 저 멀리 북방으로 올라가신 아부지의 소식이 끊어지고부터 라고 사람들은 입을 털었다. 그런 고로 나는 어려서 부터 애비 없는 천덕꾸러기로 동네에서는 소문이 자자 혔고, 싸움판이란 싸움판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않 끼는 곳이 없어 놔서 엄니의 속을 에지간히 썩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철이 들 나이는 되慧쩝? 이제는 제풀에 수그러 들어서 집안일에, 남의 집 꼴베기 부터, 닥치고 않 하는 일들이 없었다. 엄니 손에락도 흙을 묻히덜 말아 야재 하는 동네 어르신의 혀차는 소리도 있고 혀서 나는 시방도 혼기를 멀찍이 놓쳤어도 별 서두름이 없다. 째깐한 것들이 서당에 다니면서도 턱 하니 상투를 틀고 호령을 할 적시면, 밸이 있는대로 꼴리긴 혀도 그 양반놈 네들 등살에 죽었음네 하며 머리 조아리기에 바쁘다. 때 아닌 독수공방에 홍살문은 못 세워줄 망정, 동네의 내노라 하는 오입꾼 들은 언제 부턴가 엄니를 향해 징글맞은 농지거리에 터래기 하나 않 붙을 것 같은 세치 혀로 지나가는 엄니에게 씨부려 대는 작태가 가관일진대, 지나치는 엄니는 한 마디도 대꾸가 없으시다. ‘엄니, 아까 장터에서 그 놈 말여유,’ ‘누굴 말하는 겨?’ ‘아, 거 있잖여유? 약초 방에서 심부름 허는 윤가 말여유! 어찌 엄니만 보면 그렇게 느글댄데요?’ ‘신경 쓸 거 없어야, 지 눔이 게 아무리 설쳐도 내는 꺼떡 없응 게. 니 아부지 오시면 오금도 못 펼 눔 들이 괜한 헛물들 키는 거여. 육시럴….’ 엄니는 여적 황천으로 갔는지, 아니면 기집년 똥주바리를 꿰차고 달아났는지도 모를 아부지를 여태 기덜리고 있는지, 때만 나면 사람들에게도 그 말을 해 쌌는다. 군역에 차출되었다가 돌아오지 않은 남정네가 아부지 뿐은 아니었다 혀도 동헌에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전차로 아부지의 소식을 묻는 것도 지쳤는지 이제는 발길도 끊은 적이 오래다. 그러다 보니 이눔 저눔, 침을 흘리질 않는 놈들이 없는 모냥 이었지만…가끔 그런 놈들은 저녁이 어스름 해서는 우리집 창호문 에다 대고 돌을 던지고 이렇게 소리지르며, 도망가기 일 쑤 였다. ‘노는 밭고랑, 내가 좀 갈아 주겠다는디 왠 심통이랴?’ 그리 허면 엄니는 평소에 저잣거리 에서와 다르게 맨 발로 냉큼 뛰쳐나가 희죽 거리며 내달음치는 놈팽이 들에게 소리치셨다. ‘퉤퉤, 니눔 줄 밭고랑은 내 손으로 벌써 갈아 번졌 당게!’ 하루 왠 종일 남의 집 텃밭일이며, 장작을 패던 일들로 나는 호롱불 켜기도 무섭게 구섞에 쓰러져 코를 골기 십상 이었어도 엄니는 밀려드는 바느질 감에 날 밤을 허옇게 까는 날들이 온 몸을 째비는 벼루지 새끼 덜 만큼이나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낮에 밥 술이라도 같이 들려고 내 몫으로 나온 새참을 들고 들어올 짝시면 엄니는 병든 닭새끼 마냥, 물레를 잣다가니 바늘질 감에 폭 파묻혀 졸고 계시기 일 쑤 였고…게다가 엄니는 시시 때때로 잔칫집에 불려 다니는 일도 허다혔다. 엄니가 불려 다니는 이유는 단 한가지,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혀고 엄니 맹쿠로 술을 잘 담구는 사람은 동네에서 찾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계절에 따라 머루주며, 모과주, 국화주 하며, 술이란 술은 정말 감칠 맛 나게 담구어 내는 그 솜씨는 잔치가 끝난 후, 받아오시는 음식과 함께 들고 오시는 술종지의 향내에서도 단박에 알 수 있었응께…그런 날은 엄니도 바느질 감을 저리 밀어 놓으시고 이제는 거풀로 자란 나를 앞에 두시고 술을 권하신다. ‘아가, 니는 아부지가 보고 싶지도 않아야?’ 엄니는 팔대장승 만한 나를 보고 언제나 아가야라고 허신다. ‘엄니는유?’ ‘나야 뭐, ….곧 오시지 않겄냐? 달포 전에 끝순 에미 아부지도 7년 만에 돌아 왔잖여? 돌아오시겄제, 안글냐?’ ‘야, 엄니!’ 여지없이 저녁 나절 에는 그 놈팽이 들이 돌을 던지고 달아난다. 그러나, 술을 자실 때, 엄니는 그저 허공만 쳐다 보면서 문 밖으로 뛰쳐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로 혼잣말을 하시곤 혔다. ‘그래, 이 씨부럴 놈들아, 숨 쫌 쉬게 팔매질만 혀지 말고 고랑탱이나 겁나게 한번 갈아줘 번지지…’ 그래도 그 때 뿐, 엄니는 다음 날이 되면 또 다시 그 놈들에게 된 욕을 퍼 부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장날이 지나고, 내가 잔솔가지를 묶어다가 먹을 만드는 천가 네에 하루종일 해왔던 나뭇짐을 부려주고 저녁을 떼우고 오는 길 이었다. 엄니는 방 구섞에 기대어 두 눈이 풀린 채, 사발에 한 가득 탁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욕 봤다. 저녁은 워떡혔냐? 꺼---억!’ 술 트림을 거나하게 혀시는 걸 보니 대낮부터 들이키셨는가 보다. ‘워쩐 일이데요?’ ‘오늘 끝순 에미가 마실을 왔당게…’ ‘근디유?’ ‘아가……..’ 엄니는 아무런 말씀도 못 혀시고 울음을 터뜨리시며, 자리에 자빠져 버린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지랄발광에 가깝도록 몸을 둥그르는데, 아마도 내가 오기까지 참고 기다리신 듯 싶었다. ‘엄니, 왜 그려요? 뭔 일 있시유?’ ‘아녀, 아녀… 그런 게 아녀….’ 그 날 저녁, 엄니는 널부러져 꺼이 꺼이 곡을 하면서도 내내 잠을 들지 못하셨다. 곡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 날 밤은 그 놈팽이 들도 팔매질이 없었다. 지 눔들도 사람이긴 현가 보네. 나는 엄니를 눕히고, 평상에 나와 앉아서 얼마 전, 장날에 산 곰방대를 허리춤에서 꺼냈다. 품에서 담배쌈지를 꺼내 곰방대에 넣고 부싯돌을 그어 대는데도 하루 종일 땀에 절었던지 불이 왠간히 댕겨질 기미가 없다. 엄니가 깰 까, 살며시 방 문을 열고, 호롱불에 불을 붙여 나오는데, 엄니가 뒤척이며, 잠꼬대를 혀신다. ‘내 가만두지 않을 껴, 결단코 내 가만두지 않을….’ 꿈속에서 또 그 놈팽이 들의 팔매질을 보고 계신 갑다. 나래도 패고 싶은디 엄니는 오죽 허셨을 라구. 나는 당연한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닫았다. 평상에 앉아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처량맞게 둥그러니 떠 있다. 목구녕이 매퀘 하니 치밀어 들어오는 담배의 싸한 맛에 입안에는 침이 고이면서 눈 주위가 화끈해져 오는 기미가 인다. 저 멀리 개새끼 짖는 소리도 들리고, 그 밤은 그렇게 속절없이 엄니의 술주정과 잠꼬대에 실려 깊어만 갔다. ‘엄니, 정신이 드셔유?’ 나는 아침 일찍 옆 집에 들러 꿀을 얻어와 해장도 하실 겸 해서 꿀물대접을 들고 들어갔다. ‘아가, 넌 어제, 원제 왔냐?’ ‘어제 저 보시고도 모르시 겄어유? 엄청 퍼 재끼셨는 갑네.’ ‘내가 그랬남?’ 엄니는 어제 정신을 놓으신 모냥 이었다. ‘어제 끝순 엄니가 마실 오셨다고 혔잖여유?’ ‘그렸나? 몰러,난… 꿀꺽꿀꺽….’ 엄니는 꿀물 한 사발을 쉬지도 않고 들이키신다. 그리고 끼니도 받으실 생각을 하질 않으시고 구섞에 쌓여있는 바느질 감으로 눈길을 주신다. 그리고 노려보는 눈빛으로 그 바느질 감을 바닥에 패대기 질을 한 번 친 뒤에 다시 잡으신다. ‘아니, 옷이 무신 죄가 있데유?’ 그래도 엄니는 대꾸도 않 하시고 바느질을 하신다. 호화로운 비단감으로 보아 이 대감 댁의 것으로 보이기는 혔는데… 이 달 그믐까지는 해야 된다는 말씀만 하신다. 그 날로부터 엄니는 곡기를 마다 하시고 그 일에 매달리셨고, 다른 사람들이 가져오는 옷들은 받지도 않으셨다. 그렇게 그믐이 되기 하루 전, 엄니는 내내 해오시던 이 대감댁 옷을 마무리 혀시고, 한 숨을 놓으셨다. 그 날, 저녁 윤초시내 텃밭에 김을 매주고 늦게 사, 들어 오는디 엄니는 부엌에서 가마솥에 물을 한 솥 끓이고 계셨다. 게다가 어디서 얻어 오셨는지, 찐 감자를 수북히 담아 가지고 방에 들어가는 내 손에 들리시고는 상을 봐 오셨다. ‘하이고, 상다리 꺾어 지겄네, 워쩐 일이래유, 시방?’ 상에는 오랜 만에 찐 계란이며, 백숙이 알맞게 익혀져 올려 있었다. 생일도 아닌디, 워디 잔칫집엘 갔다 오셨남? 하루종일 바느질 감에 정신이 없어서 나가실 사이도 없으셨을 것 같았는디, 그 사이 이 많은 찬을 해 올려 놓으신 것이 궁금했다. ‘엄니, 어느 새참에 이걸 다 하셨데요?’ ‘우리 아가, 어여 먹기나 혀.’ 나는 허기진 덕에 마구잡이로 음식을 퍼 재꼈고, 엄니는 내 옆에서 닭살을 잡아 째 주시느라 별로 들지도 못하셨건만 나는 철없이 내 창시 채우기 에만 눈알이 벌게서 밥상을 붙들고 안달을 떨고 있었다. ‘엄니도 좀 드셔유, 닭살이 제법 연혀요, 가슴패기 살인 갑네.’ 그래도 엄니는 먹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저녁상을 물리셨다. 그리고 나에게는 부엌에 나가 목간을 하라고 허신다. ‘얼래, 설에도 물 근처에는 안가는 디, 목간은유?’ 그래도 엄니는 나를 이끌고 부엌으로 가신다. 마당으로 난 부엌문을 닫아 거시고, 뒷곁으로 난 쪽문을 열고는 솥에 끓었던 물을 퍼서 뒷곁으로 내오신다. 온통 흙투성이인 내 옷을 벗기시고는 으레 그렇듯이 내 몸을 쓰다 듬으시면서 말씀 허신다. ‘물건이 실하기가 꼭 지 애비여, 불쌍한 눔, 여적 장가도 못 가구…’ 엄니는 우시면서도 내 몸을 내내 닦아 주시었다. 볼쌍 사납게 발을 뻗쳐대는 샅의 털들도 손가락으로 오물조물 헤쳐가시면서 닦으시는데, 내려다 보니 엄니의 그 퉁퉁한 젖이 저고리 사이로 들쳐 보인다. 내가 거지반 몸을 씻어갈 즈음에 엄니도 옷가지를 벗으셨다. 평소 같으면 내외를 하실 것인디 오늘은 어쩌자고 이렇게 훌렁 옷을 벗으시는지… ‘아가, 등쫌 밀거라.’ 엄니의 등판은 색깔이 백설기나 다름 없었고, 매끄럽기는 기름 두른 구절판 떡이 못 미쳤으며, 어디 하나 잡티라곤 없었다. 때는 고사하고 밭일로 거칠어진 내 손이 그 살결에 상처나 낼까 겁이 실실 나고 있었다. 나는 엄니의 허연 등판을 문대면서 지랄 맞게 벌떡 서대는 좇대가리가 엄니 궁딩이에 닿을 성 싶어 허리를 뒤로 주욱 빼고 앉을 수 밖에 없었고… ‘아가, 어째, 문대는 게 영 어설퍼 야?’ 엄니는 등을 대고 앉아 계시다가 뒤를 돌아다 보셨다. 그리고는 얼굴이 벌겋게 되어 팔을 뻘쭘히 뻗쳐서 좇 끝을 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를 알아 보셨다. 엄니는 그냥 웃으시면서 등을 다시 대 셨다. ‘인간이면 다 그렇게 되는 거여, 창피할 거 업다니껜. 빙신 곰배팔이가 아닌 담에야 그게 천지간 이친데 워쩌 겄냐?’ 나는 엄니에게 볼상 사납게 성을 내고 있는 내 물건을 들킨 것이 못내 부끄러워 도망치듯이 몸을 닦고는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곧 이어, 엄니도 머리를 푼 채로 물기를 닦으며, 방으로 들어 오셨는디, 쪽을 푼 엄니의 머리는 허리꽁지까지 내려오고 있었고, 입었던 치마를 벗으시고, 장롱에서 하얀 속곳내의를 꺼내시면서 나에게도 아버님의 속옷 한 벌을 내 주신다. ‘엄니, 이건 아부지 것이라고 손도 대지 말라고 허셨잖여유?’ 엄니는 아무런 말씀도 없이 돌아서 벗은 몸 위로 속곳을 올리는데 눈 앞에 엄니의 허여멀건한 궁딩이가 한자락 이나 가득 눈에 차 올라 왔다. 나는 눈을 어디로 둘지 몰라 어쩔 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랑곳 하질 않으시고, 천천히 속곳을 여미시고 내 앞에 돌아 앉으신다. 나도 아부지의 옷을 걸쳐 입고 날아갈 듯한 기분에 아까의 황망했던 순간을 잊어가고 있었는데, 엄니가 왈칵 방안의 호롱불을 끄셨다. ‘아가, 이제부터 내가 혀는 말, 한나도 빼먹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헌다. 내일 날이 밝으면 에미는 이 대감 댁에 가서 오지 않을 런지도 몰러. 이유는 묻덜 말고, 내가 내일 이 시각까지 오덜 않 혀면 끝순 에미 에게 가서 자초자종을 들어라 잉. 알겄제? 그리고, 오늘 밤은 이 에미가 시키는 대로 혀.’ 나는 엄니의 말 끄트머리에 번지는 비장함에 속이 끓었지만 도저히 물을 수는 없었다. 엄니는 그믐이라 어두운 것에 더하여 방안의 불을 꺼 놓아 모습조차 잘 뵈덜 않혔는데, 사그락 거리는, 옷 스치는 소리만 내고 계셨고...차츰 어둠에 익숙해지는데 내 앞에는 엄니가 홀랑 벗은 채로 앉아 계시는 것이 아니겄는가? ‘엄니….’ ‘니도 옷 벗고….’ ‘엄니 워쩔 라구요?’ 나는 겁이 더럭 났다. 그렇지만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엄니의 서슬에 눌려 옷을 벗고 있었다. 엄니가 내게 천천히 다가와 앉으셨다. ‘아부지 대신이라고 생각 혀, 내가 이 대감에게 물골이 나기 전에 니 눔이 눈에 밟혀 갈수 가 있간디? 니눔 총각귀신이라도 면케 해 줘야 내 속이 편할 거 아니 겄냐? 자, 아가, 이리 와 보드라고. 우리 영감 닮은 우리 아가, 실한 물건 좀 봐야 쓰겄다.’ 엄니는 내 물건을 사정없이 틀어 쥐시면서 내 앞에 난짝 엎디셨다. 나는 생전 처음 오줌만 지릴 줄 알았던 물건에 사람 입이 닿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끓어 엎어지듯이 겁나게 울컥대는 느낌으로 말이다. ‘엄니, 미치겄어유, 밑둥이가 터질 라고 아주 기를 써요, 시방…’ 엄니는 그것도 마다 않으시고, 내내 내 좇을 숟가락 빨듯이 쪽쪽 빨고 계셨다. 눈 앞에는 희미 하기는 했어도 허연 엄니의 살결이 희뿌옇게 어둠 속에서 내 앞에 밀려 왔고, 나는 엄니의 유언 같기도 한 마지막 말씀에 긴장한 것도 잠깐, 그새 좇 몽둥이를 세워서 꺽꺽 대고 앉았다. ‘아가, 좋으냐?’ 엄니는 내 좇을 빨다 말고 올려다 보시면서 흡족하게 웃으신다. ‘양반 놈들에게 갈갈이 찢길 몸, 내 그 놈들 입에 쳐넣기 전에….’ 엄니는 말을 하다 말고 우시기 까지 한다. 아마도 자식에게 음행을 치루며, 천기를 거스르는 자신으로 인해 삶이 고단했었던가 보다. 나는 엄니를 끌어 올려 와락 껴 안았다. ‘엄니, 도대체 뭔 일 이데유? 야?’ ‘니 아부지도 니랑 월매나 빼다 박았던지, 내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야?’ 엄니는 딴 소리셨다. 내 품에 안겨 계시면서도 한 손으로는 내 등을 쓰다듬고 계셨고, 한 손으로는 내 품 속에서 벌떡 이고 있는 좇 몽둥이를 거머쥐고 놓지를 않으셨다. 나는 정신이 아뜩해서 더 이상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엄니, 다리가 이상해요. 아이구, 지리리리 한게 꼭 벼락 맞은 거 같어요.’ 벼락을 맞아 본 적도 없는데, 정확히 말하면 쥐가 나는 지경이었다. 나는 창시가 덜덜 떨리면서 오줌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물도 아닌 것이 좇 끝에서 터져 나오면서 온 방과 엄니의 가슴팍에 지지래 해놓는 것을 보고 있었고… ‘그려, 그게 남자여, 그게 남정네 인 거여…’ 엄니는 더럽지도 않으신지 그 물이 흐르고 있는 내 좇을 어여삐 쓰다듬으시면서 이제는 다시 빨아대신다. 그 물을 지린 후에 내 좇은 어찌 된 심판 인지, 힘이 빠져서 흡사 동네에서 아이들과 차고 놀다가 바람이 빠져 버린 돼지 오줌보 같았다. 그런데, 언간 새 내 좇은 또다시 불뚝 불뚝 성을 내며, 엄니의 볼을 부풀리고 있었고... ‘엄니, 워째, 내 물건이 또 이 지랄 이래유?’ 엄니는 또다시 불끈 서버린 내 좇을 붙들고는 바닥에 벌렁 누우셨다. ‘아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시키는 대로 잘 넣어봐 야. 너무 밑으로 가면 뒷간인 거여, 알것제?’ 엄니는 기절한 개구리마냥 누어서는 두 다리를 공중으로 버둥거리며, 활짝 재끼고, 한 손으로는 내 좇을 잡아 엄니의 섶으로 이끄신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아도 엄니도 내 맹키로 물을 지려 놓으신 갑다. 둘러선 살 주위로 미끈 거리는 것이 흡사 꿀을 발라 놓은 듯 싶다. 나는 엄니가 이끄는 대로 내 좇을 슬며시 엄니의 아랫도리에 가까이 대어 보았다. 엄니는 이제 되었다고 하시면서 내 허리 뒤로 두 다리를 감아 내리 누르시는데, 나는 내 등을 쓸어 내리는 손 이외에 엄니의 아랫도리에 척척한 손바닥이 또 있는 줄 알고 화들짝 놀랐다. 엄니의 섶에는 구멍이 그것도 엄청 시리 겁나게 뜨거운 구녕이 있었다. 아무리 허리를 내질러도 끝이 닿질 않았으나, 엄니는 아픈 듯이 소리를 치셨다. ‘어이구, 어이구, 오늘 임자 만났네, 어이구, 어어엉.’ ‘엄니, 아퍼유? 제가 찌르니 아퍼유? 뺄까유?’ ‘아니여, 그냥 허랑게, 아까 처럼 물도 지리고, 겁나게 해부러, 아들놈도 잡아 먹는디, 뭔들 n혀? 내 내일, 죽기 전에 어서 벌창내 번져, 얼릉?’ 내가 빼려 하면 가만히 있다가는 좇이 빠질라치면 다시 다리로 감아 쥐시고 뺄라 치면 다시 감아 쥐시고 하는데, 흡사 그 느낌이 새끼 낳기 버거운 암소 보지에 팔 쑤셔 넣고 송아지 빼내는 느낌이었다. ‘엄니, 나 미쳐유, 도통 모르겄시유, 워째 이런지, 어이구, 억억억…’ 나는 또다시 아까 처럼 아랫도리가 욱씬 하면서 온 몸이 지리하면서 또 그놈의 물이 발칙하게도 배창시를 뚫고 좇 끝으로 터져 나오고 있었지만 대체 어디로 쏟아지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온 몸이 장작을 두 두름은 팬 것처럼 흠씬 땀에 절었고, 나나 엄니나 숨을 몰아 쉬면서 바닥에 누워 허공을 보고 있기는 마찬 가지였다. ‘아가, 엄니는 말여, 엄니는…’ 엄니는 말도 못하고 울고만 계셨다. 인면수심도 유분수지, 에미와 자식간에 치뤄진 방사로 인해 엄니도 꽤나 마음이 아프셨는 갑다. 그러나, 치졸하기 이를 데 없이 나는 쏟아지는 잠으로 인해 눈을 뜰 수 조차 없었다. 나는 가물거리는 시선 속에서 그 풍만한 젖을 늘어뜨리며, 안쓰러운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계시던 엄니의 모습만이 아른 거리고 있었다. 눈을 뜨고 나는 방안에 엄니가 계시지 않은 것을 알았다. 벌써 이 대감님 댁에 옷을 들고 가셨는가 보다. 방안으로 밀쳐 드는 햇살의 밝음에 나는 방문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방 문을 열고, 문간의 턱에 기대어 한참을 있다가 나는 방안을 되 돌아 보았는데 바닥에 반짝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무언고 하고 다가가 살펴 보았는데 그것은 부러진 바늘귀였다. 항상 애지중지 하시던 바늘인데 어찌하여 부러져 있는가 의문 스럽기만 했다. 나는 부러진 다른 조각이라도 있는가 싶어 주위를 암만 살펴 보아도 없어진 나머지 날카로운 부분은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나는 멀리서 허겁지겁 달려오는 끝순 엄니를 알아 보았다. ‘아이구, 여적 잠 퍼질리고 자고 있음 워떡 혀? 엄니가 관가에 끌려갔다 니껜 두루! 아 어여 냉큼 가보질 않고 뭐혀?’ 내는 속이 끓듯이 타고 있었다. 한달음에 달려간 동헌에는 이미 엄니가 포승에 묶여 동헌 마당에 꿇어 앉아 있었고, 주위에는 거적을 덮어놓은 시신이 놓여 있었다. 추상 같은 호령이 터져 나오고, 둘러선 형방과 이방 나으리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미처 몸도 여미지 못하고 맨살이 거의 드러날 지경으로 치마와 저고리를 산발한 채로 두르고 있는 엄니를 집어 삼킬 듯이 훔쳐보고만 있었다. ‘네 년이 어찌하여 이 대감 집에 발걸음을 한 것도 모자라 사랑채에서 매춘을 하였는고?’ ‘죄인은 대답 하랍신다!’ ‘지는유, 아무 죄가 없구만요, 옷을 해드리고, 대감마님께 돈을 받으러 갔는디유, 아 글씨, 이년의 몸뚱아리를 주지 않으면 돈을 주지 못하겠다고 허셔서 어쩔 수 없이…’ ‘어허, 바른 대로 말 하라니깐!’ ‘바른대로 고하랍신다.’ 둘러선 사람들이 혀를 차면서도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지, 저마다 이 대감이 먹기 드문 생과부댁을 그것도 힘들게 쳐먹고 목에 사래가 걸렸는 갑서 라며, 안타까와 했다. 엄니는 자초지종을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 혔다. ‘저번에 도요, 지가 지난 설에 해드렸던 마고자 단추가 떨어졌다면서 불르셔서 갔구만유, 아, 근디 단추는 멀쩡하고, 도리어 제 손을 덥썩 쥐시면서 한 살림 차려 줄 터이니 첩실로 들어 않으라고 허셔서 댄박에 도리깨질을 하고 나왔던 일도 있시유, 그 집 돌쇠도 알아유.’ 엄니는 침착 하셨다. 동헌 대청에 좌중하고 계시던 사또도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기셨는지 뒤에 서있던 돌쇠를 불러 엄니의 토설한 내용을 되 짚어 물었다. 돌쇠는 엄니의 말씀이 옳다고 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엄니를 불러 재꼈던 일들을 되내였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럼, 어찌하여 이대감 께서 급사하였다고 너는 생각하느냐?’ ‘죄인은 어서 냉큼 대답하지 n하는고?’ 이방나리께서 소리쳤다. 엄니는 한참을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눈물을 머금으면서 고개를 드셨다. ‘나으리, 이 년이 남편을 군역으로 보내 불고 살아온 세월이 십 수년 이랑게요. 여적 몸뚱아리 보듬어 줄 놈팽이 하나 없었는디, 어찌 속내가 마르지 않았겄어유? 지 남편도 평소에 지 옥문이 인두불로 지져대는 것 같다고 혔던 것도 있고….’ 둘러선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그 탄성은 기회만 있었다면 이 대감이 손대기 전에 벌써 따먹었어야 할 여편네라는 앗차 하는 심정에서 토해내는 한숨이었다. ‘게다가 이 대감님이 벌써 이순을 바라 보시 잖여유? 그 몸으로 이년의 장작불 같은 음문에 살을 섞으셨으니 숨이 넘어가기도 허셨을 거구만요.’ 이제 엄니는 뻔뻔함이 하늘을 치솟고 있었다. 사또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살인이라고 보기에는 시신에 아무런 흠이 없고, 그 동기에도 무리가 있었으며, 아녀자에게 손을 뻗친 이 대감의 행태를 공론화 시키면 양반 체면에 온 동리 사람들이나 친인척 들 간에 복상사한 모자라는 늙은이로 회자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고, 그리해서 고민이 되기도 했던 모냥 이었다. ‘죄인은 들으라. 남편이 있는 아녀자의 몸으로 아무리 양반의 강권에 못 이겨 몸을 허락했다고는 하나, 그 음행의 결과는 만천하에 드러난 즉, 곤장으로 다스려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살인의 혐의는 발견할 수가 없으니 이 대감의 식솔들은 소를 취하하고, 어서 시신을 거두어 장례를 치루 도록 하라. 죄인은 곤장 30합을 친 후, 마을 밖 20리로 내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바이다.’ 엄니는 그 자리에서 태형 틀에 묶여 그 허연 궁딩이에 찬물이 끼얹어 지고, 곧바로 곤장을 쳤다. 엄니의 그 실한 궁딩이가 곤장으로 째져 피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 놈의 영감탱이 뒈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날밤, 내는 엄니의 궁딩이를 까 놓고 흠씬 된장을 발라가면서 엄니의 얘기를 들었다. ‘아가, 엄니가 더럽지, 않글냐?’ ‘아녀유, 근디 이제 살 집도 없이 마을 밖으로 쫓겨나면 워디서 산데요?’ ‘그게 무신 걱정이여, 목숨 부지한 것 만도 워딘디?’ ‘이 대감님 댁에서는 뭔 일이 있었 데유?’ ‘아가, 아부지가 워째서 한발을 절면서도 군역에 끌려 갔는지 시방 너 아냐? 그게 다 저 이대감 눔이 관과 짜고 나를 처먹자고 한 짓거리여, 끝순 아부지가 돌아온 거 니도 알재? 발도 저는 니 아부지가 쌈터에서 살아남을 수나 있었 간디? 내 그 참에 눈이 확 뒤집혔던 거여, 알기나 아냐?’ ‘근디유?’ ‘옷을 해가기 전에 내 비녀 옆에 바늘을 꽂고 말이여. 그리 간거 랑게.’ ‘부러진 바늘은 뭣 허러요?’ ‘니 아부지가 오래 전에 나헌테 한 얘기가 생각 나서 그렸지. 중국에 거 뭐시기 더라 사마천 인가 실개천 인가 뭔가 하는 선생이 있었다 않혀? 그 사람이 쓴 책에서 나온다 는디, 사람의 몸 속에 피가 다니는 길이 있다고 않하냐? 그 길에 바늘을 심으면 강물을 타고 흐르는 것 맹키로 실실 흘러 간디야, 원래는 포로로 잽힌 놈들 고문 허려고 그 바늘에 실을 매달아 몸 속에 흐르는 바늘을 심심하면 잡아 땡기는디 그게 겁나게 아프다고 않하냐?’ ‘근디, 이 대감님은 죽어번졌 잖어유?’ ‘그게 말이여, 궁하면 통한다고, 실을 안 매달았다고 생각혀 봐라. 사람도 후미진 골목에서는 몸을 꺾어야 하는 벱인디, 하물며, 바늘은 어떻 겄냐? 이 대감, 그 눔 위에 올라타서는 진저리를 치면서 아랫도리를 돌리는 디, 껍벅 넘어가는 거 아니 겄냐? 때는 이때다 싶어 쪽진 옆에 꽂아 두었던 바늘을 냉큼 입 안에 물고 설랑은…’ ‘물고는유?’ ‘영감탱이 몽둥이가 아랫도리를 치미는 와중에 앞으로 엎어져서는 그 영감탱이 목을 무는 듯이 하면서 목에 바늘 쪼가리를, 내 이 이빨로 쑤욱 박아 넣었어야. 그래 된 거구먼. 아마 내가 목을 물어 재껴서 씹에 불이 난 줄로 알고 황천길을 가면서도 몰랐을 거여. 그리고 얼마 있다 가니 물을 싸질르는 가 싶더니만 목을 붙들고 꼬꾸라 지는 것이….’ 엄니는 장황하게 늘어 놓으시는 얘기 끝에 눈물을 흘리셨다. 엄니는 아부지의 복수를 통쾌하게 하신 것이었다. 그 날 이후로 관가에서는 뚜드려 맞은 장독이 풀리기가 무섭게 호위포졸을 보내서는 엄니와 나를 동구밖 으로 끌고 나갔다. 20리를 넘기는 고갯마루 턱에서 포졸 나리에게 호패를 다시 받아 들고 엄니와 나는 정처 없이 길을 떠났고, 우리는 그곳에서 한 10여리 더 떨어진 산마루 턱의 버려진 폐가에 짐을 풀었다. 엄니는 그로부터 1년 있다 가니 떡두꺼비 같은 늦둥이를 낳았다. 엄니는 촌수도 이상하다고 웃으셨고, 동생인지, 아들인지도 묘한 핏덩이 앞에서 나는 어쩔 줄을 몰라 했고…엄니는 마지막이라 시면서 마을에서 작두를 빌려 오셨다. ‘엄니, 작두는 뭐 하게요?’ ‘아가, 여기 관가에 니 호패로 신고를 했으니 얼마 있질 않아서 군역이 또 나올 런지 모르겄다. 끝순 에미 말이 우리 처럼 쫓겨난 것들은 그런 식으로 다른 마을에서 내 돌린다고 혀니, 워쩌겄냐? 아부지 처럼 저는 것만 가지고 되겄냐? 어여 냉큼 오라니껜?’ 엄니는 그예 그 날 저녁, 내 오른 발 엄지를 작두로 잘랐다. 피가 무작시리 치솟고, 엄니는 준비해 놓은 인두로 잘려나간 살을 지져 버렸다. 나는 입에 천을 문 채로 기절 하며 넘어가면서도 엄니의 그 마음 씀이 고마웠다. ‘엄니, 지는 죽어도 엄니밖에 없구만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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