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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마 - 2부
최고관리자 0 80,972 2022.11.2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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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마<무슨 술을 그리도 마셔... 술하고 웬수졌나...> <끄응...... 몇시야?> <당신이 직접보셔.. 애들 학교 다갔고 난 운동가요.... 식탁에 북어국 있으니 먹든지 말든지 호호> 어제 네사람은 3차까지 갔다 일식집에서 회를먹고 호프집에서 맥주를마시고 마지막엔 가라오케에 가서 마셨다 지훈이나 성민은 정말 기쁜마음에 마시며 즐겼고 유반장과 그의아내는 고마움과 설레임에 노래하고 춤췄다 네사람이 헤어질땐 자정이 훌쩍넘었고 지훈은 집에오자마자 골아떨어졌다 <아줌마는?> <오늘 오는날 아냐.. 오늘도 늦어?> 아내가 신발을신으며 말한다 아줌마가 안오는날이라면 북어국을 아내가 직접 끓였을테고... 그럼 안먹을란다 팬티차림으로 냉장고를열어 벌컥벌컥 물을마신다 <아까부터 계속 전화오던데...나 간다> 쾅 현관문이 닫히고 아내가 나갔다 핸드폰이 어딨더라? 한참을 찾아봐도 어디있는지 못찾겠다 이놈의여편네 어디뒀는지 말이나해주고가지... [실장님 아직 안일어나셨어요?] [지희예요... 오늘아침 7시에 뵙자하셨으면서...] [저 기다리다 다시 들어가요... 오늘 다니던회사 정리하고... 끝나는데로 연락 드릴께요] [끝났어요.. 아직도?] [김실장님~~~] 겨우찾아낸 핸드폰에 부재중전화 5번과 여러개의 카톡이 와있었다 그런데 7시에 보자고했다는건.... 기억이없다 지금시각이 11시...마지막 톡이 10시 30분이었다 아무것도 생각이 안났다 마지막 가라오케에서 마신 사케가 확 올랐나보다 눈을비비고 헛기침을 몇번하고 통화버튼을 누른다 <실장님? 어제 많이드시긴 했어요...> <아... 죄송합니다.. 지금 어디세요?> <전 보험회사가서 정리하고 집에와있어요.. 아침은 드셨어요?> <네? 아.. 네 먹었.. 아니 먹어야죠...> <푸훗 못드셨네요... 나오세요 점심때됐으니까 점심먹어요> <아.... 네...> <숙취엔 물냉면이 좋겠죠?> <아 그럼요... 좋죠> <어서드세요...> <아 네....> 시원한 육수를 한사발이나 들이키곤 속이좀 나아진 지훈이었다 냉면사발을 다비운걸 확인한 지희가 빌지를집고 일어나자 지훈이 그녀의손목을 낚아챈다 <괜찮아요 제가...> <아뇨... 지희씨는 저랑있을땐 제가냅니다 쓸데없는곳에 돈쓰지마세요> 빌지를 뺏어 계산하는 지훈의뒷모습을 지희가 물끄러미 쳐다본다 현장으로가는 차안에서 지훈이 차분하게 하나씩 설명한다 <우선 지희씨는 이바닥 용어부터 아셔야되요> <그럴께요> <영업용어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쓰는말, 사무실에서 쓰는말, 도면을보고 읽을줄도 알아야되고 문제점도 찾아낼줄 알아야되고요... 자료는 준비해서 드릴께요> <네... 고마워요> <일단 우린 나까마라는말을 쓰면 안되요..> <왜요?> <기분 나쁘자나요.. 까내리는말같고..> <네... 호호> <그리고... 지희씬 앞으로 옷차림을 단정히할것> <어떻게요?> <음... 그렇게 앞이 파인옷은 남자들을 유혹하는걸로 오해합니다.. 남자들은 지멋대로 생각하거든요..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뭔소린지...> <음.... 그니까 그렇게 앞이파인옷을 입고 인사를하면.... 음.... 거기가 보이자나요... 음... 그러면... 남자들은 자기한테 잘보이려고 일부러.... 음....> <뭔말인지 알겠어요.. 근데 그러면 좋은거 아녀요? 오히려 그쪽사람들이 미안해서라도 오더를 줄지..> <지희씬 그렇게 싸구려가 되고싶으세요?> 지훈자신도모르게 큰소리가 나왔다 깜짝놀란 지희가 고개를 창문쪽으로 움직인다 <미.. 미안해요... 난 지희씨가 당당하고 도도하게 일했으면 좋겠어서..> <..........> 지희는 지훈의 목소리에는 당황했지만 자신을 고급스럽게 영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생각했고 그런 그의 마음씀씀이가 한편으론 마음이놓였다 자신역시 그런 싼티나게 일하고싶진 않았고 그냥 농담으로 던진말인데 지훈의 진심을본것같아 흐믓했다 지훈의 성능좋은 차가 소리없이 건설현장에 다다른다 <여긴 윤대표의 현장입니다.. 일단은 일하기 쉬운곳사람들하고 부딛혀 자신감을 키우세요> <네> <미소는 항상 잃지마시고요... 웃는모습 이쁘니까> <........네> 사무실을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지훈의 두어발자욱 뒤에서 두리번거리며 지희가 뒤따라 걷는다 사무실이라봐야 컨테이너를 이어붙힌 가건물형태라 냉방장치가 돌아가는소리가 멀리까지 들려온다 <수고들 하십니다> 책상에서 도면을펼치고 무언가 쑥덕거리던 현장소장과 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들어 지훈쪽을 쳐다본다 <그래도 사무실은 시원해서 다행이네요 하하> <어서오세요 김실장님 안그래도 전화 드리려던 참이었는데..... 근데 누구....> 현장소장은 지훈의뒤를 따라들어온 지희를 쳐다보며 의아해하고 직원들역시 어여쁜 여자의등장에 잠시 시선이 고정된다 <아.... 직원입니다.. 윤대표님 낙하산이죠 하하하 인사드리세요 이쪽은 현장소장님이신 박소장님... 이쪽은 전기과장님... 이쪽은....> <안녕하세요 성지희예요> <아예... 어서오세요.... 황기사 음료수좀..> 지희는 지훈이 소개하는 사람마다 웃으며 꾸벅 인사했고 박소장은 한발 떨어져있는 의자를 잽싸게 끌어다 지희앞에 놓으며 사람좋은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시커먼 남자들만 들끓는 현장에 미모의 여자가 들어오니 활기가 넘치는듯 했다 <소장님 어떤일로 저를 찾으셨는데요?> <아... 네.. 이제슬슬 돌들어올때잖아요... 그래서...> <1층캐노피랑 필로티먼저 들어가면 되죠? 준비시켜놨습니다... 소장님콜만 기다리고있었죠> <하하 역시 김실장님이셔.... 다음주쯤 한번 들어오라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소장님.... 그리고 그다음주는 우리도.... 꼴깍?> <하하하 실장님 주량 못이깁니다... 이번엔 간단하게 마시죠 하하하> <아~~또 소장님 약한모습 보이신다.... 그때 소장님 양주두병 비우셨어요... 저보다 반병더 킥킥킥> <아이고 그때생각하면 지금도 우웩> 박소장이 약간 오버스럽게 토하는흉내를 낸다 <아... 그리고 소장님...> <네 실장님> <이번현장의 석재납품은 여기 성부장님이 하실겁니다... 인사차 들린거구요> <오... 그래요? 잘부탁합니다 성부장님 하하> <네? 아.... 네....> <여기 명함....> <아....네...... 전아직 명함이...> <하하하 이렇게 얼굴보여주셨는데 명함이또 따로필요 있나요 하하> 갑작스런 지훈의말에 박소장이 반갑게 받아들였고 지희는 뭐가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대체로 지훈이 예상했던 분위기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지희가 위축되지않게 하려한 배려였다 이번현장의 석재납품건은 지희에게준다 그녀도 어차피 이일에 뛰어든이상 재미도 느껴야했고 그만한 수입도 있어야했다 같이다닌다고 지훈이 일정급료나 댓가를주는건 명분이없다 뭔가 해냈고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영업요령의 손톱만큼만이라도 알게해주는 것이다 석재공사의 총금액은 12억정도이며 지희가 그일을 전부 관여할때 챙길수있는몫은 6천만원이다 하지만 지훈은 6천만원의 10% 정도만 생각하고있다 첫장부터 너무큰돈을 만지게되면 자기스스로 매너리즘에빠져 힘들이지않고 돈을번다는 착각을하게된다 실패하는 첫번째요인임을 잘알기때문이다 그것도 두어달 ?아다니게만들고 일부러 일도 꼬이게 만들생각이다 전화한통으로 모든게 끝난다고 생각하지 못하게하려면 힘들게 관리가 필요하게끔 해야했다 사자가 자신의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살아남는놈만 젖을주듯 가장 밑바닥부터 강하게키울 생각이었다 <그럼 신고식은 다음에 제대로하고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하하> <아예 그러시죠 실장님.... 성부장님도 안녕히가십쇼> <네.... 소장님 또뵙겠습니다> 컨테이너를 나와 차로 돌아오는길에 지훈은 깜빡했다는 표정으로 지희에게 먼저 차에가있으라고 한뒤 사무실로 다시돌아갔다 박소장에게 슬쩍 귀뜸을하고 도움을 청하려는 생각이었다 <아....... 잘알겠습니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소장님 별걸다 주문하네요> <아이고 별소릴 다하십니다 뭐 어려운거라고...> <감사합니다 소장님 하하하> <실장님이 출혈이 있으실텐데요... 킥킥킥> <1차분으로만 때워주세요...잘 가르치려면 감수해야죠... 암튼 수고하세요 진짜갑니다> 눈치빠른 박소장은 지훈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고 그후에 벌어질일까지도 생각하는듯했다 원래 지희는 연결만 해주고 그후부터는 석재팀이 직접 현장설명을 듣고 도면대로 샘플과 시공방법을 상의해야하지만 절차를 모르는 지희에게 직접 석재를 발주시키는 일이었다 아직 현장용어를 잘모르는 지희에게 약간 헷갈리게끔 현장에서 요구를하고 필로티석재와 케노피석재를 바뀌게끔 하려는 음모였다 1차분이라면 2개동이기때문에 전체물량의 10%정도 되는 물량이었고 전액 지훈이 책임져야했다 그걸두고 박소장이 출혈이 있지않느냐는 말이었다 1억이넘는 돈이었다 물론 지희모르게 두종류의 석재사이즈를 같게해서 교환시공하면 어느정도 건질수는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번 모함을 지희가 눈치못채게 하려면 박소장의 지지가 절대적이었기에 지훈이 다시 박소장을 찾아 부탁한 이유였다 <뭐가 뭔지......> <뭐가 뭐예요?> <석재.... 돌 얘기하는거죠?> <네 맞아요... 건물 외관에도 붙히고 1층 출입구, 주차장쪽, 또 내부계단, 바닥까지요> <근데 그걸 왜 제가....> <제가주는 첫번째 오더입니다 잘하세요> <................> <석재공사의 총금액은 12억이예요 그중 일반적으로 5%를 지희씨가 챙기는겁니다... 하지만 박소장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녜요... 검증을 걸칠거예요 우선 1차분으로 2개동부터 시킬겁니다... 그걸 잘하면 나머지도 맡기죠... 물론 제가하면 검증작업은 필요가 없을테지만....> <12억요.....> 지금쯤 머리속으로 계산할것이다 12억의 5%는 6천만원이란건 몇초만에 생각해낼것이고 그 5%는 지훈이아닌 지희의 몫이라는걸 강조했다 세삼 지훈이 대단하게 생각들것이고 이제 슬슬 이바닥의 매력을 느낄것이다 또한 무슨일이든 잡겠다고 덤비려들것이다 이때 바로잡아주지않으면 한탕만을 노리는 양아치가 되고말것을 지훈은 잘알고있었다 <참 쉽죠?> <...............> <쉽죠?> <아뇨...... 무서워지는데요...> !!!!!!!!!!!! 이여자.... 보통의 일반적인 사람의 욕심이 없나? 지훈이 잘못생각했나 싶은생각이 뇌리를스친다 보통사람이면 이쯤에서 실실 웃는다거나 또다른거 없냐고 서두를텐데 무서워졌다는건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걸 아는듯했다 지훈은 오히려 지희가 무서워졌다 <무섭다는건....> <무섭죠.... 실장님은 처음에 안무서웠나요?> <아.....아뇨.. 전 기분 째지든데요...> <이건 6천만원이 문제가 아니자나요.. 힘 안들이고 그돈을 버는사람은 우리나라에 몇명 안될텐데> <힘안든다고는 안했어요> <아뇨.... 일반인들이 6천만원을 벌으려면 얼마나많은 노동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나요... 저는 그에비해 힘안들인다는거고요...> <우리같은 사람이 있어야 현장이 잘돌아가는겁니다> <네... 그건 윤대표님한테 들어서 알아요.....> <그럼 못하겠다는 말씀이세요?> <흥미는있어요... 하지만 아무 경험도없는 제가 바로첫날부터 그런 큰일을 시작하기엔 무리라고봐요... 전 적어도 6개월은 실장님한테 배워야할것같네요.... 아니 6개월이 아니라 일년, 이년이 걸리더라도 이바닥 생리를 완전히 익히고 시작해야겠어요> <............> <제게 마음써주셔서 석재일을 주신건 고마워요 실장님... 하지만 제가 제대로 배울수있게 당분간 실장님이하시고 전 옆에서 볼께요....> <그럼 지희씨몫은 없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래야만 제가 직접일을할때 실장님몫 따로 안챙겨드리죠 호호> <엥? 하하하> 혼자 북치고장구치고.... 지훈은 경솔했던 자신을 책망한다 뭔가 잘못생각했어도 한참을 다른길로 갔던것이다 머리속이 복잡해졌다가 갑자기 뻥뚤리는 기분이든다 단 몇마디로 앞으로의계획을 그려놓은 지희가 대견했다 아니, 오히려 한수 배웠다는 생각도들며 지훈 자신을 돌아보는계기도 됐다 요즘 너무쉽게 일이잘풀리고 막대한물량을 독식하고있다 특별히 뛰어다니는 영업도없다 그저 때되면 전화오고 두어번 인사차 방문하고 또 두어번 식사나 술접대면 끝이었다 자신이야말로 극단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생각이든다 그는 항상 자신이 5%인생이라고 한탄했지만 십억대가넘고 백억대가 되면 그가챙기는 금액은 기하학적으로 올라간다 물론 그 5%의 돈으로 모든 영업경비를 해야했다 식사접대, 술접대, 일시작하고 일끝나면 봉투도 집어줘야한다 하지만 왠만한현장이 끝나면 집 두어채가 떨어질때도 있었다 지희가 무섭다는말이 세삼스럽지않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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