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어느님의 작품입니다.
지워지고 없는 글인데 거의 원작을 가능한한 살려 리메이크해서 올려봅니다.
부디 즐감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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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돈에대한 욕심이 한이없나보다.
적어도 내남편만은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도 어쩔수 없나보다.
난 지금의 남편과 6년전에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 전업주부로 지내왔었다.
근데 그가 얼마전 부업으로 동네에 작은 초밥집을 하나 내자고해서
있는돈 없는돈 모두 들이고 심지어 친정에 손을벌려 조그만 가게를
할수있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초밥을 만들 요리사를 쓰는데 돈이 너무 많이들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데 있었다.
사실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정도만 벌어도 만족스러운데 남편은 그게 아닌가보다.
"당신 내일부터 가게 나가면 초밥만드는법좀 배워"
"그럼 수정이는???"
"수정이는 앞으로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기든지 아니면 장모님께 맡겨"
지금까지는 점심시간 같이 바쁜 시간대에만 가게에 잠깐 나가서 카운터만 봐 왔었다.
다짜고짜 가게로 내몰아버리는 남편에게 야속함을 느꼈다.
"나 요리에 소질없는거 당신이 더 잘알잖아요"
"초밥그거 뭐 어렵겠어? 비싼돈주고 요리사 쓰는거 아깝잖아."
"집안일은 누가 하라구요."
"그런건 신경쓰지마 내가 직장같다와서 할테니까...당신은 그져 초밥만드는법이나 부지런히 배워둬."
몇일후 나는 딸 수정이를 어린이집 종일반에 등록시키고 끝나면 친정으로 가있게끔 조치를 취했다.
그 후로 아침이면 남편은 출근길에 나를 가게앞에 내려주었다.
말만 그럴줄 알았지 정말 내게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다.
(그래 기왕시작한것 보란듯이 해내자...화이팅!)
난 가게 셔터를 올리고 요리사가 오기전에 주방청소를 시작했다.
조금 있으니 써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대생이 왔다.
"어머..안녕하세요. 사모님이 이시간에 왠일이세요?"
"으응...나오늘부터는 일찍와서 일하려구..."
"그럼 저 여기 그만둬야 하는건가요?"
요즘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렵다더니 그녀는 나를보고 자신의 자리에대한
위기감을 느꼈나보다.
"아..아냐 주방에서 일좀 배워보려구"
"그러세요? 사모님 그럼 오늘부터 잘부탁 드릴께요."
그녀는 나의 말에 금방 생긋거리며 웃었다.
작은 가게를 청소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린다.
청소가 끝날무렵에서야 요리사가 가게를 들어왔다.
그를 보자 난 가볍게 목례를 하고 그도 늘 하던것처럼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아침부터 어쩐일이세요?"
"아...그게..저..."
늘 점심시간이 시작되기전쯤에나 나타나던 내가 아침부터 보이자 요리사도 이상했나보다.
차마 초밥만드는법을 배우러 왔다고 말할수가 없었다.
"사모님이 요리 배우시러 왔데요"
머뭇거리고 있는 나를 대신해서 선영이 대신 대답해 주었다.
요리사는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아무말도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사모님 안들어가고 뭐하세요..."
홀에서 머뭇거리는 나의 등을 선영이 떠밀었다.
요리사는 가뜩이나 큰키에 하얗고 긴모자를 눌러쓰고 있으니 그렇게 커보일수가 없었다.
난 머쓱해하며 그의 옆으로 조금 다가갔다.
그의 표정은 딱딱하고 차갑기 그지없었다.
"저기..오해는 하지 마세요."
"뭐가요?"
그는 짧게 나를 보며 한마디 하더니 다시 이것저것 준비하는것에 여념없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가된 느낌이었다.
남편이 정말 미운순간이었다.
그는 나보다 두살어린 32살이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일식경력이 어느새 십년을 훌쩍 넘어 이방면에서는 나름 베테랑이었다.
"초밥만드는법 배우시겠다면서요. 이리와서 밥하는법부터 배워요."
그의 말은 그런 나에게 한줄기 빛과같은 느낌을 안겨다 주었다.
난 얼굴가득 미소를 지으며 그의 옆으로 쪼르륵 달려갔다.
그는 내게 초밥용 밥을 짓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가 다른걸 준비하는 동안 난 그의 말에따라 밥을 준비했다.
그가 말해준대로 물높이를 맞추고 밥이 다되자 그가 만들어둔 초밥초를 밥에 뿌리고
선풍기 앞에서 밥을 식혀가며 골고루 섞었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갑작스런 그의 호통소리에 난 놀라 하마트면 나무통에 든 밥을 바닥에 떨어뜨릴뻔했다.
"주걱을 세워서 살살 밥알이 으깨지지않도록 섞으라고 했더니 이게 뭡니까?"
그는 날카로운 눈을 하고 나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내가한 밥을 쓰레기통에 몽땅 버려버렸다.
"다시하세요...이런건 못써요."
그래도 내나름대로 정성을 쏟은건데 눈물이 핑 돌았다.
가르켜주기 싫으면 싫다고 할것이지 해도 너무한다 싶었다.
평소에도 다정다감한 편은 아니었지만 나를 이렇게 막대하지는 못했다.
엄연히 그는 종업원이고 나는 이 가게 주인의 아내가 아닌가?
다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밥을 섞을무렵 그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난 그가 없는틈에 빨리할생각으로 에어콘바람 앞에서 밥을 섞었다.
"이것보세요...누가 거기에서 하랬어요?"
언제 그가 나타났는지 내손에서 나무통을 잡아채더니 그안에 든 밥알을 몇알 입안에 넣고 씹어보더니
쓰레기통에 다시 부어버렸다.
"이러다 점심준비 못하겠군."
그의 말과 행동에 참았던 설움이 한꺼번에 올라왔고 설움은 눈물이 되어 내볼을 타고 흘렀다.
가르쳐 주기 싫으면 집으로 가라고 하면 될것을 이렇게 까지 할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요리사 만큼이나 이런상황으로 나를 내몬 남편이 미웠다.
난 더이상 배울 생각도 하지않고 주방 한구석에 말없이 앉아있었다.
홀에 나가려니 아르바이트생인 선영을 보기 부끄러웠다.
그가 초밥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내내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서러운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점심 손님이 밀려들때는 예전처럼 카운터를 보았지만 마음은 우울하기 그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