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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먹히는 나의여친 - 2부
최고관리자 0 146,124 2022.10.20 14:06
야설닷컴|야설-따먹히는 나의여친 - 2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거지? "




그때 밖에서 차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들리는 차문이 닫히는 소리와 아영이와 녀석들의 말소리.




왠지 4명 모두 들떠있는 목소리였다.




"정말 즐거웠어. 그런 야경을 볼 수 있었다니 모두 고마워."




"우리도 즐거웠어. 그런데 아영이, 너 의외였다. 얌전한 애 인줄 알았더만."




"어? 그랬어? 즐거워서 너무 흥에 취했었나,헷"




"뭐야. 그새 서로 말 놓은거야? "




아영이와 녀석들은 차에서 내리고서도 밖에서 잠시 대화를 계속했다.




녀석들이 농담을 하면 아영이는 웃음으로 화답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아영이가 녀석들에게 물어왔다.




"지금 몇시지? "




"3시정도 되었을걸."




"아, 진수가 늦지 말랬는데...미안, 이만 들어가야 될것같애."




"하긴, 늦은 시간이긴 하다. 너 내일 일정이 바다 가는거라고 했지? 우리들도 바다갈게. 아영이, 너가 수영복 입은 모습 보고싶어지는데? "




"뭐야, 부끄럽게."




아영이가 부끄러워하자 박우진이 이어 말했다.




"아영이, 너가 몸매 좋다는건 옷 위로 봐도 알수있어."




"그런가? 난 자신없는데...사실 몸매하면 너희들 아니야? 모두 모델들처럼 키 크고. "




"뭐? 우진이 이 자식은 근육밖에 없는 근육바보라고.이 근육들봐라. 가진건 근육 밖에 없는 바보."




"뭐라는거냐. 나의 이 근육들의 아름다움이 보이질 않는거냐? "




박우진의 근육자랑소리가 한동안 들려온다.


"우진이 근육이 그렇게 대단해? "




"어? 아영이, 너 근육에 관심있는거야? "




"어? 아니. 그냥...딱히 싫어하거나 그러진 않아."




"하핫, 알았어. 우리 여기 너무 오래 있었다. 가자. 체력충전을 해놓지 않으면 내일 밤늦게까지 놀지못하니까. 아영아. 우리 갈게, 잘자라.내일 봐"




"응. 모두 잘자"




이 대화를 끝으로 녀석들은 돌아갔고 아영이는 방으로 들어왔다.




아영이가 들어오자 나는 얼른 눈을 감았다. 아영이는 침대 옆으로 와서는 내 얼굴을 확인하고 옆에 조용히 누웠다.




그러고는 내 자고있는 얼굴을 바라보며,




"진수야, 조금 늦어버렸어. 미안"




그리고는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다음날




제주도의 날씨는 화창했다.


해변에 가기에도 좋은 날씨.




"진수야.괜찮겠어? "




"괜찮아, 괜찮아. 열도 많이 내렸는데 뭘. 방안에 누워만 있어도 좋지 않은거야."




"정말?"




"진짜라니까. 어제보다 확실히 몸도 가볍고."




"다행이다. 계속 컨디션 나쁘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걱정끼쳐서 미안해. 하지만 이제 괜찮아졌어.얼른 수영복 갈아입고 와."




"응. 조금만 기다려"




라고 말한 아영이는 수영복을 갈아 입으러 갔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 완전히 낫지않았다.




의사는 2, 3일 쉬라고 했었으니까. 하지만 어제보다 괜찮아진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열과 복통이 조금은 있었지만.




하지만 여행 2일째는 내가 가장 기대하는 날이었다. 하루종일 방안에 있을 수 없었다.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아영이와 바다를 즐기고 싶었다.




"진수야...이거 진짜 괜찮을까. 입어보니 조금 당황스럽네."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아영이가 방문에 얼굴만 내밀고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보지 않으면 몰라. 나와봐. "




아영이는 "응, 알았어" 라고 말하고는 비키니를 입은채 천천히 나왔다.




"진수야. 어때? "




나는 아영이가 비키니를 입은 모습을 보자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갔다.




우리들은 이미 사귄지 1년이다. 나는 아영이의 알몸도 본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영이의 비키니모습은 내 눈에 신선하게 비쳐졌다.




"뭐라고 말 좀 해봐."




"어...어? 예뻐. 아니 아름다워. 너한테 다시 반했어, 아영아."




"다시 반했어? 정말? "




기뻐하면서도 부끄러워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비키니 모습을 확인하는 아영이.




흰색바탕의 파란색 줄무늬 비키니가 아영이의 흰 피부와 잘 어울린다.




조금 원단이 작은 비키니라 섹시한 느낌도 주었다. 하단의 비키니팬티 옆면은 끈 형태로 되어 있어 허벅지가 위에까지 드러났다.




그리고 아영이의 부드러운 가슴과 엉덩이 살이 비키니 천 옆으로 살짝 삐져나오는것이 야해보일수 있었지만 아영이가 입어서인지 천박하거나 싸보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잘 샀다.조금 야해보여도 아영이에게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리고 귀여워보인다.




바다로 가니 비키니입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아영이는 비키니차림이 아직 부끄러운듯 해서 위에 티셔츠를 입고갔다.




바다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충분히 바다를 즐길수 있을것같다.




"와아, 바다 진짜 예쁘다. 빨리 수영하고싶다, 그렇지? 진수야."




"그러게.이런 바다는 TV로만 봤었는데."




바다를 눈 앞에 두고 기분이 업 되는 나와 아영이.




하지만 그때!! 타이밍을 맞춰 들려오는 소리.


"어이~~"




뒤를 돌아보니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최찬영무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아영이가 녀석들을 볼 때 표정이 확 밝아졌다는것을 놓치지않았다.




"아영이는 저녀석들이 와서 기쁘구나. 어제 저녀석들과 놀고 즐거웠던거야..."




"아영아, 어제 잘 잤어? 김진수 왜 나온거야? 몸은 괜찮아? "




"왜 나오기는. 아영이 남자친구인 내가 아영이 옆에 있으면 안되냐? "




이런 생각을 뒤로하고는,




"어제보다는. 근데 아영이랑 말놓은거야? "




"어, 말 놓았어, 우리. 어제 놀다 보니까 동갑인데 서로 존댓말하니까 좀 그렇더라고."




"그래? 크흠. 어제는 병원 데려다줘서 고마웠다."




"우리 아니었으면 너 여행내내 침대에 누워있을뻔했어.자식"




내 등을 두번치며 최찬영이 말한다.




"우리 바나나 보트 이따가 예약되어있는데 같이 탈래?"




최찬영이 나와 아영이를 보며 물었다. (정확히는 아영이쪽을 보면서지만.)




나는 거절을 하려고 했으나,




"바나나보트? 탈래, 탈래. 나 그거 엄청 타보고싶었어."




아영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보트타기전까지 우리랑 같이 있자. 어때? "




오지훈이 우리 둘에게 제안했다.




"후우,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 아영이와 단 둘이 놀고 싶었는데..."




하지만 어제 도와 준것도 있고해서 거절할 명분이 없다.


결국 우리 5명은 같이 해수욕하기로 했다.




"아영아, 티셔츠 입고 바다들어가려고? "




바다로 들어가기전 비키니 위에 티셔츠를 입은 아영이의 모습을 보고 최찬영이 물었다.




"응, 입고 들어가려고. 왜? "




"그러면 애초에 비키니를 입을 필요가 없지. 비키니 위에 티셔츠는 모양새가 좀 그렇다."




"그래? 듣고보니 그렇네."




녀석의 말을 듣고는 아영이가 양손으로 티셔츠 밑자락을 잡고 들어 올린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우진과 오지훈도 기다렸다는듯이 시선이 아영이에게로 향한다.




밑단이 들리고 드러난 아영이의 새하얀피부와 비키니에 감싸인 부푼 가슴.




"오오~"




아영이가 티셔츠를 벗고 비키니차림이 된 순간 녀석들이 목소리를 맞춰 높였다.


그리고 녀석들의 눈이 아영이의 몸 전체를 한번 훑는다.




"아영아, 잘 어울리는데."




"그래, 진짜 잘 어울린다."




"정...말? "




"야, 우진이 얼굴 빨개졌다. 크큭."




"어..이건 그냥..그러니까."




"박우진, 이 새끼. 아영이 비키니 입은 모습 보고 흥분한거냐."




"얌마, 아영이 같이 예쁜 애가 비키니 입은 모습보고 흥분하지않을 사람이 어딧어!"




버럭 최찬영에게 소리 지르는 박우진.




비키니 입은 아영이의 모습을 칭찬하는듯 하면서도 그 시선과 말에는 성적인 의미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아영이는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고 있을뿐, 싫어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아마 단순히 자신의 비키니 모습을 칭찬한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우리는 다같이 바다로 들어갔다.


파도가 조금 있었지만 수영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뭐니뭐니해도 바닷물이 깨끗해서 마음도 정화되는기분이었다.




"아, 좋다."




가져온 튜브로 둥둥 떠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영이




나도 그런 아영이 근처에서 발밑까지 보이는 바다의 투명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몸이 완전히 낫지않아 얕은 물에서 아영이와 노는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녀석들이 훼방을 놓는다.




"아영아, 그런 얕은곳에서 노는 거 재미없지않아? 저기 저 바위 있는데 가지않을래? 우리들이 데려다줄게."




"저기? 저기 말하는거야? 좀 멀지않아? "




"우진이 수영부 출신이야. 아영이 넌 튜브만 잡고 있으면 돼."




"저 바위에 앉을 곳도있어. 가자."




라고 박우진이 말하고는 아영이의 튜브를 잡고 바위를 향해 헤엄친다.




"자..잠깐! 아영이를 마음대로 데려가지마."




"김진수, 너도 와."




최찬영과 오지훈도 박우진의 뒤를 쫒는다.




"젠장, 지금의 몸 상태론...아영이는 가고 싶어하는 얼굴이고. 아영이를 혼자 둘 수도 없고. "




어쩔 수 없다. 나도 가야한다.




"와아~ 우진아. 너 진짜 빠르다."




아영이는 튜브를 잡고 헤엄치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빠른속도로 가는 박우진을 보고 흥분하고 놀랜 기색이 가득했다.




나도 그 속도를 따라가려고 필사적이었다.




"박우진 ,이 새끼. 고등학교때 전국대회까지 갔었다니까."




"헤에~정말? 굉장하다! "




그래서 저렇게 체격이 좋은거였나.




헤엄치는 중간중간 아영이가 나에게 "진수야, 괜찮아?"라고 걱정스럽게 물어왔지만 나는 그때 마다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아무렇지않았고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수영을 배웠기 때문에 수영에 자신감이 있었다.




너무 자신만만했던것일까. 보통 물속에 있다가 육지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무겁게 느껴지곤 한다. 수중에서는 몸의 피로를 인식하지 못하기때문이다.




이때 내 상황이 이랬다.바위에 도착하고서 올라갈수가 없었다. 물속에서는 손발이 움직이는데 물밖으로 꺼내면 힘이 없어진다.




"김진수, 빨리 올라와."




아영이와 녀석들은 먼저 바위 위에 올라가 있었다.




나는 간신히 무거워진 팔과 다리로 바위 위로 올라갈수 있었고 그 시점에서 녹초가 되버리고 말았다. 중력이 평소의 몇배로 느껴진다.




머릿속이 파도처럼 흔들리고 기분도 나빠지고 구역질이 올라왔다.




"김진수,왜 그래, 임마."




"진수야. 상태 또 안좋아? "




창백한 얼굴을 하고 녹초가 된 나에게 아영이와 녀석들이 달려온다.




"하아, 하아. 제기랄. "




1시간후,




나는 방 침대에 누워있었다.




"의사 말을 들었어야 했어."




"...미안"




아영이의 표정을 보니 걱정하면서도 실망하는 표정.




오늘은 최고의 하루가 될 것 같았는데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되다니.




나는 그 바위에서 아영이가 쓰던 튜브에 넣어져 녀석들이 차례로 헤엄치며 당겨주면서 어떻게든 육지로 돌아왔다.(아영이도 수영은 잘 하지 못했기에 튜브 뒤를 잡고 같이 이동했다)




나는 또 그 3명의 도움을 받아 버렸다.




"내가 나쁜애야. 너가 아픈지 파악도 못하고."




"아니야, 그런건. 아픈 내가 잘못이지."




아영이가 자책하자 마음이 아팠다.




날씨는 어느때보다도 화창했지만 우리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또 열 올랐네."




아영이가 내 이마에 손을 대면서 말했다. 컨디션도 어제로 돌아간 것 같다.




"어이~얼음 사왔다! "




그 녀석들이다. 녀석들이 큰 소리로 말하며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방에 들어왔다.




"정말 고마워. 마침 진수가 열이 올라와서 딱 필요한거였는데. 너무 도움만 받는것 같아서 미안하네."




"하핫. 신경 쓸 필요 없어, 아영아. 뭐, 나중에 우리도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라고. 자, 여기 음료도 사왔어."




"얼마정도 들었어? "




"괜찮아, 괜찮아. 이건 그냥 우리가 사주는거야."




아영이는 쓸데없이 친절하게 녀석들에게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했지만 나는 이 녀석들에게 그렇게 고마움은 못느꼈다. 애초에 따지고 보면 녀석들이 이 아픔의 원인제공도 했으니까.




바위만 안갔으면 이정도로 컨디션이 무너지지는 않았을것이다.




게다가 녀석들의 눈은 쓰러진 나를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영이는 몰라도 나는 알 수 있었다.




녀석들이 입으로는 친절한 척 말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날 바보취급하고있어.




"뭐, 어쨋든 김진수, 푹 자라. 문제있으면 또 부르고. 도와줄테니까."




"....."




나는 녀석들과 말하기 싫어 이불속에 들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참, 아영아. 여기 근처에 맛있는 햄버거가게에 점심먹으러 가려했는데 너도 같이 갈래? "




"햄버거 가게? "




"응. 여기와서 거길 안 갈순 없지. 진수도 자는 것 같은데 아영이 너도 여기에만 있으면 심심하잖아. 갈거지? "




"햄버거 가게...그런데 진수 혼자 두고 가기엔..좀..."




아영이는 가고싶겠지. 정말 날 두고 가버릴까.




"아무래도 안되겠어, 미안. 난 여기 있을게."




아영아...ㅠㅠ


난 아영이의 상냥함에 감동했다.


나 같은 애를 이렇게 걱정해주다니.




"알았어. 그래도 우리끼리 먹는건 그렇다. 테이크아웃으로 사다줄게."




"하지만 그렇게 받으면...너무 미안한데... 아까도 음료와 얼음도 사다주고."




"괜찮아, 괜찮아. 신경쓰지마. 거기 햄버거는 진짜 꼭 너가 먹어봐야돼. 진짜 맛있다니까."




"그렇게 맛있어? 그럼 부탁할게. 돈은 이따가 줄게."




"알았어, 잠깐 기다려. 금방 갖다올게. "




그렇게 말하고 녀석들은 방을 나갔다.




그러자 둘만 있게 된 조용한 방에서 아영이는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지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한다.




"이번 여행. 완전엉망이야..."




내 마음이 무거워진다.가슴을 후비는 말.




아마 자고 있어서 내가 듣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한 아영이가 속내를 내보인것 같다.




아영이가 혹시 나에게 신물이 난걸까. 나는 이불속에서 얼굴을 내밀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녀석들이 돌아왔다.




"아영아, 우리 왔다"




아영이는 지금까지 여러번 한숨 쉬며 생각에 잠겼지만 녀석들이 돌아오자 밝은 목소리로 반기며 옆방으로 갔다.




"와아, 이렇게 많이? "




"여러종류 있어서 그냥 하나씩 다 샀어. 여기서 다 먹자."




"굉장해, 맛있겠다."




"너가 좋아하니 다행이네. 여기 햄버거는 다 맛있어."




옆방은 어제보다 분위기 업 되있었고 아영이도 즐거워했다.




햄버거도 취향에 맞는지 몇번이나,




"맛있어~!"




라고 말하는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 오후에 예약했던 바나나보트 타러갈거지? "




"아,바나나보트...어떻게 할까..."




"가자. 여기 혼자 있으면 뭐해."




"진수 자고있겠지? 모처럼 여행왔는데 방콕신세라니 너무 따분해. 으음...좋아,나도 갈게."




"좋아, 결정 끝. 가자"




나는 혼자 이불속에서 아영이와 녀석들의 대화를 듣고 우울했다.




나는 이제 안된다.


못난 놈.


나는 어느새 1시간 반 정도 잠들었고 일어났을때는 아영이와 녀석들이 없었다.




바나나보트를 타러 간 것일까.




하아..열이나고 있던 터라 땀이 흠벅이다.하지만 자고나서인지 편안한 느낌이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아직 점심시간을 조금 넘겼을 뿐이라 해가 높이 떠있다.




푸른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눈부시다.아영이는 녀석들과 즐거운시간을 보내고 있겠지.아영이는 그 3명과 의기투합하고 있는것 같았고 조금 신경이 쓰였다.




아영이가 잘 놀고 있는지 살짝 보고만 올까.




아영이만 보고서 다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거야.




나는 음료수를 하나 집어 수분을 섭취한 후 샌들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 아직 조금 어지럽네.아영이는 어디있지?


해변근처로 가서 나무그늘에 앉은 나는 아영이를 찾기 시작했다.


오전보다는 사람이 늘었지만, 혼잡하지는 않았다.




어딨을까. 저깄다. 찾았다.




표정까지 보일정도의 그리 멀지않은 위치에 아영이와 녀석들이 바나나보트에서 내리고 있었다.




4명은 모두 즐겁게 대화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지훈 손에 비치볼이 있는걸로 보아 이제 그것으로 놀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4명은 최찬영과 아영이. 박우진과 오지훈 두 팀으로 나뉘어 2대2 비치발리볼을 하기 시작했다.




아영이와 최찬영은 점수를 딸 때 마다 기뻐하며 자연스레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영이의 미소가 눈부시다.




"박우진, 오지훈. 살살해라. 여기는 여자도 있잖아."




"하하. 이런 승부는 봐주면서 하면 재미가 없지."




"참나,아영아. 작전회의하자."




"절대 지지않을거야. 팬케이크 꼭 먹고말거야."




"아영이, 너 진짜 팬케이크 좋아하는구나."




지는 팀이 팬케이크를 사주기로 했나보다.재미있을것같다.녀석들에 대한 질투와 아영이가 먼 존재가 되어 버린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면서 나는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비치발리볼을 하는 4명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녀석들이 아영이를 볼 때의 눈이다.




내가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3명은 노골적으로 아영이 몸에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바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인건지 아영이의 비키니는 물에 젖어 몸에 착 달라 붙어있다.




그래서 걷거나 달릴때마다 비키니팬티가 엉덩이 사이로 계속 끼었고 아영이는 그것을 몇번이나 피부와 비키니팬티 사이에 손가락으로 집어넣어 빼내었다.




비키니팬티가 엉덩이 사이로 끼었을때를 볼 수 있는 녀석들. 여기서 아영이 엉덩이의 맨살이 노출되었다. 하반신뿐이 아니다.




녀석들의 눈은 움직일때마다 흔들리는 아영이의 풍만한 가슴을 곁눈질로 쳐다본다.




내가 선택한 약간 작은 비키니. 그리고 그 비키니사이로 빠져나온 부드러운 곡선의, 아영이의 가슴 일부분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럴려고 이런 비키니를 고른게 아니야.아영이는 사람들 앞에서 노출하는 아이가 아니야.




나만이 아영이의 비키니모습을 보려했는데.




녀석들은 아영이가 등을 돌려 공을 가지러 가고 있을때




"아영아, 너 진짜 몸매 좋다."




"완전 글래머인데"




라고 말하며 웃고 있었다.




아영이는 그 말을 듣고는




"뭐..뭐야.어딜보는거야."


"훗, 정말? 정말 그래보여? "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싫어하는 반응이 아니다.




제주도에 와서 계속 느낀 것이지만 아영이는 녀석들의 말에 부끄러워힌면서도 기뻐한다.




아영이는 3명이 계속 그런 눈으로 볼 수 있음에도 위에 티셔츠를 입지않고 흔들리는 가슴과 엉덩이 사이로 계속 끼는 비키니팬티를 약간 걱정해하면서도 그대로 계속 놀고 있었다.




아영이같은 여자애도 바다로 오면 개방적이게 되는걸까.


지금까지 몰랐던 아영이의 새로운 일면이었다.




그리고 나는 왠지 그런 광경이 보기 힘들어져서 홀로 숙소로 돌아왔다.




아영이와 녀석들이 숙소로 돌아온 것은 저녘이 될 때였다.




들어오자마자 4명은 옆방에 앉아 즐겁게 웃으며 떠들기 시작했다.




"아영이는 그렇게 햇볕에 있었는데 별로 타지가 않았네. 흰 피부 그대로야."




"난 충분히 선크림 바르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아까보다는 조금 탔는걸. 그런데 너네는 엄청 탔네. 특히 우진이."




"나? 난 원래 피부가 까매. 하지만 오늘은 그래도 유난히 탄듯하네. 수영복 입고 있는 곳이랑 이렇게 다르다.봐봐."




"와아...정말이네. 그런데 남자는 좀 햇볕에 타는게 건강하고 보기 좋아보여."




"그렇구나. 그런데 아영이 너는? 조금만 보여줘. 나도 보여줬잖아."




"어? 으응..."




"오! 선택 자국 확실히 있네. 아영이 피부 진짜 하얗다. 좀만 더 내려서 보여줘봐."




"더 이상은 안돼~"




"에이~ 조금만 더 보여주지."




"훗, 짓궂다.너네.아. 맞다. 진수 좀 보고 올게."




녀석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가 내가 자고 있는 방에 들어왔다.




이때의 나는 당연히 질투하고 있었다.




녀석들과 노는것에 열중해서 나 같은 건 잊은 모양이군.


어차피 아영이는 여자친구로서의 의무감에서 내 모습을 보러온거겠지.




"진수야, 몸 상태 어때? 좋아졌어? "




나는 아영이에게 말을 하지 않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자는 척을 했다.




유치한 행위라고 자각하면서도, 지금의 나에게는 질투를 감추기 위해 그 정도의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녀석들과 즐겁게 보내고 기분이 업 되있는 아영이와 대화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진수야 자? "




"......."




눈을 감았다. 아영이가 내 얼굴을 들여다 보는게 느껴진다.




아영이는 아무 말 없이 방을 나갔다.




"자고 있는것 같애."




"그래? 그대로 자게 내비둬. 푹 자야지 낫지."




"응."




"그나저나 아영아, 저녘은 어떻게 할거야? 진수랑 어디가서 저녘 먹을 스케쥴 있어? "




그랬다. 오늘도 레스토랑의 예약은 있었다.




눈앞에서 스테이크를 구워주는 가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평판을 인터넷에서 보고 아영이와 먹기로 했었다.




"아.. 응. 일단은. 어떻게 하지...진수는 지금 소화가 잘 안되서 고기는 먹지 못할테고."




그렇다. 만약 내가 가서 스테이크를 먹고 소화 불량을 일으켜서 가게에서 쓰러지면 또 아영이와 녀석들에게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




"그럼 말이야, 그곳은 오늘 그냥 가지마. 아영아, 그냥 우리들 펜션으로와. 우린 오늘 케이터링서비스 예약되어있거든. 일인분정도는 말하면 더 늘릴수 있어."




"케이터링? 와~ 좋겠다."




"요리사가 와서 전채요리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주방에서 만들어 주는거야. 너도 와."




"어떻게 할까...흠..."




"언제 그런걸 먹어 보겠어. 먹으러 와."




"가고 싶다", "가고 싶다~"




아영이는 분명하게 그렇게 말했다.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런 말을 하면 난 이제 멈출 수 없다.어제도 말했듯이 아영이는 여행을 즐길 권리가 있다.




아영이가 여행경비의 절반을 냈으니까. 내가 "가지 마"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럼 진수에게 물어보고 올게."




가버리면 되잖아. 내 일은 신경쓰지 말고.




"진수야.."




다시 방에 들어온 아영이가 내 어깨를 톡톡 치면서 말한다.




나는 방금 일어난듯이,




"응? 왜"




라고 연기를 했다.




"몸 상태는 어때? "




"조금 괜찮아졌어. 그렇지만 아직 더 쉬어야 될 것 같애. 내일 또 악화 될 수 있으니까."




"그래, 그럼 더 자. 저기...근데...오늘 밤에 레스토랑 예약있는데 배 아픈건 어때? "




"레스토랑? 아~ 그렇구나. 메뉴가 스테이크였지? 미안, 무리일것같애."




"으응, 난 괜찮은데, 취소해버리니까 좀 그렇다..."




나는 아영이가 다음에 무엇을 말할건지 알고 있었기에 빠르게 대화를 진행했다.




"그래서 진수야, 애들이..."




"다녀와."




"응? "




"나는 더 자고 싶어. 걔네들이 아영이, 너랑 같이 식사하면 너도 맛있는거 먹을 수 있잖아. 안그래? 다녀와."




나는 자포자기 했다.




어차피 아영이는 나와 있는 것보다 녀석들과 떠들썩하게 노는 것이 즐거운걸까?




"그래도 돼? "




"나는 아까 먹은 약 때문에 계속 졸려서."




"으응, 그럼 다녀올게, 미안."




아영이는 내 기분이 나빴다고 인식했을것이다.




아영이가 "왜 화난 표정이야? "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영이는 그 이유를 듣지 않고 방에서 나가 버렸다.




"진수가 뭐래? "




"진수가 가도 된대."




"좋아. 바로 갈까."




"너네들 펜션, 여기서 가깝다고 했지? "




"어, 가까워, 여기 창문에서도 보여.저기 하얀 건물이니까."




"헤에, 가까웠구나. 와아, 멋진 건물이네."




"여기서 걸어서 10분정도 되나. 아영아- 빨리 준비하고 나와."




"응, 빨리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나갈게."




아영이는 이제 나를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대화를 하고 있고 옷을 갈아 입은 후 즉시 녀석들에게로 갔다.




....이제 우린 끝인걸까....




나는 얕은 잠 속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거의 기억을 일깨우는 꿈이었다.






"김진수, 너에게 줄거 있다."




"어? 뭐야 이거? "




"아영씨가 가고 싶어하던 콘서트 티켓. 자, 2장."




"이걸 왜 나한테? "




"바보냐, 아영씨랑 둘이서 다녀 오라는 뜻이잖아. 임마"




친구에게 받은 콘서트 티켓. 이 친구는 내가 아영이를 좋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계속 응원 해주고 있었다.




만약 이 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영이랑 사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너도 슬슬 아영씨에게 고백하지 않으면 아영씨, 딴 놈에게 간다. 여기 콘서트장에서 고백해. 지금 분위기 좋은 것 같으니까 말이야."




"고맙다."




"참고로 말해두는데, 그거 표 얻기 개어려웠다. 내가 개고생한거 헛수고로 만들지마."




아영이가 좋아하던 유명한 해외 가수의 무대.


마침 딱 내한공연을 하는데 좌석수가 적어서 구하기 힘든 티켓이었다.




당일날, 팬인 아영이도 표를 구하지 못했을 정도니까.




아영이와 나는 같이 아르바이트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나이도 같애서 서로 편하게 이름부르는 사이였지만 큰 접촉같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친구는 나를 위해 어렵게 마련해주었다.




친구가 기회를 준 것은 고맙지만 나름대로 압박감도 느꼈다.




나에게 있어서 고백은 처음이었으니까.




"어! 그 티켓, 너가 구한거야? "




"응,...나랑 같이 갈래? "




"정말? 그래, 좋아."




"진짜로? "




아영이는 나의 권유에 OK해주었다.




고맙다. 친구야.




"몰랐었어. 진수, 너도 팬이었다니."




"어..그렇네."




"우리 취미도 같네. 헷."




말을 마칠 때 혀를 살짝 내미는 아영이. 귀엽다...




실은 나는 팬은 커녕 그 해외가수 이름도 잘 몰랐다.




하지만 왠지 아영이 앞에서 허세를 부리려했고 거짓말을 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나는 콘서트에 가기 전에 몇장 앨범을 사서 그 가수의 정보를 숙지해서 아영이와 대화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어떤 노래를 좋아해? "




라고 물으면, 나는 앨범에 있던 노래를 아무거나 하나 말하고, 아영이가,




"아, 그 노래 나도 좋아."




라고 맞장구 치는 형식의 그런 대화.




나는 계속해서 아는 척을 했고 콘서트에 들어갈때까지 우리 둘의 사이는 더 가까워졌다.




당일날, 우리는 역에서 만나고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그날의 아영이를 나는 지금도 분명히 기억한다. 뭐니 뭐니해도 그날 아영이는 귀여웠다.




복장도 아르바이트에 올 때와는 달리 예쁘게 하고 머리도 꾸미고 하여튼 인형 같았다.




원래 좋아했던 아영이에게 한번 더 반해 버렸다.


나는 전철에 타고 있는 동안에도 아영이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응? 왜 그래?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일을 여러번 반복했다.




내가 아영이와 데이트를 하다니 꿈만 같군. 콘서트장은 광분의 현장이었다. 나는 솔직히 이런 콘서트에 오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분위기에 몰입되지않았다.




하지만 좋다. 옆에 있는 아영이를 보고 있는 것 만으로 만족했으니까.




그리고 나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무대를 보고 있는 아영이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다시 생각했다.




오늘 꼭 아영이에게 고백하는거야. 실패란 없다.




나는 아영이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이제 더 이상 넘칠 것 같은 너를 향한 내 마음을, 내 몸속에 가두지 못하겠어.




돌아오는 길.




우리는 콘서트 이야기를 하면서 천천히 산책로를 걸었다.




"아영아, 콘서트 좋았지? "




"응, 대만족이야. 진수야, 오늘 고마워, 정말 즐거웠어."




"나도 즐거웠어. 역시 집에서 듣는거랑 확연히 차이나네. 소리가 몸 전체에 울리는 것 같애."




내가 그렇게 말하니 웃는 아영이.




"훗, 진수, 너 진짜 즐거웠어? "




"어? 진짜야. 즐거웠어."




아영이는 갑자기 멈춰서서 내 앞에 다가와서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뭔가를 의심하는 표정.




"너 사실 팬 아니지? "




"뭐? "




"사실 노래 같은거 전혀 모르고 대부분 들어본적도 없지? "




"그렇지 않아...나는..."




아영이에게 정곡을 찔려 바로 변명할 거리를 그 자리에서 생각하고 있었지만 도중에 포기했다.




"...미안"




"역시 그랬구나. 그럼 좋아하는 노래라고 한것도 거짓말이었다는거지? "




약간 화가 난 표정으로 말하는 아영이.




"....."




아무 말도 못했다.




나는 아영이에게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던 내 자신이 그저 부끄러웠다.




게다가 전부 간파당하고 있었다니.




그때 갑자기 아영이가 킥킥 웃기 시작했다.




나는 아영이가 왜 웃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아영이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배를 부여잡고 계속 웃었다.




"왜.. 그러는데? "




"음...거짓말이 왠지 귀엽게 느껴졌어."




"귀엽다고? "




"응."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는 보도블럭의 가장자리 단 위로 올라가서 양손을 좌우로 벌려서 평행자세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거짓말 따위 할 필요 없었는데..."




"응? "




"사실 콘서트 이런거 상관없이 진수, 너랑 둘이서 간다고 해서 좋았어."




아영이는 다시 멈춰서서 내 쪽으로 돌아 보았다.




"그러니까 거짓말 할 필요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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